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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매장도 급습"…LA 불법이민 단속 '대충돌', 트럼프 방위군 투입

머니투데이 김하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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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매장도 급습"…LA 불법이민 단속 '대충돌', 트럼프 방위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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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나선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시위대 간 충돌이 이틀째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까지 파견키로 했다. 국내 집회에 주방위군까지 동원하면서 비판 목소리도 따른다. 한편 ICE 단속 과정에서 한인 운영 매장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7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틀째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서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2025.6.7./로이터=뉴스1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7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틀째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서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2025.6.7./로이터=뉴스1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2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으며 이는 방치된 무법 상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무기력한 민주당 지도자들은 시민을 보호할 책임을 완전히 포기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 행위와 폭력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인수하고 2000명의 병력을 배치하려 한다"며 "이 조치는 도발적인 행동이며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반란과 국내 폭력 등의 진압을 목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으로 연방정부는 주 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다. 미국 CBS는 뉴섬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넣어 40분가량 통화했다고 주지사 측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시위대에 충돌한 가운데 한 여성을 체포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처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시위대에 충돌한 가운데 한 여성을 체포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처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ICE 요원들이 트럭을 타고 시내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쳐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ICE 요원들이 트럭을 타고 시내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쳐


이번 갈등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파라마운트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에 나선 ICE 요원들과 시위대가 전날 충돌하면서 불거졌다.

6일 ICE 요원들은 이 지역 의류 도매매장, 상점, 식당 등을 급습해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였다. 이날 체포된 사람만 44명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주 LA에서 진행된 작전으로 범죄 조직 연루자 5명을 포함해 모두 118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강력 단속에 반발한 시위대는 연방구금센터 밖에서 "그들을 풀어주고 머물게 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 해산 명령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이어갔다. ICE 요원과 경찰 등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사용하면서 상황이 험악해졌다. 시위대는 ICE 단속 트럭을 훼손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잇따랐다. 시위가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할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연방 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연간 100만명의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무리하게 실행하려다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지난달 ICE 회의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실적을 하루 3000명으로 높였다는 것.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ICE 요원들은 하루 평균 665명의 이민자를 체포했는데, 이를 한꺼번에 4배가 넘는 규모로 늘린 셈이다. 민주당 소속인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민국 단속반의 무리한 체포로 미국 제2의 대도시 LA에도 '공포의 씨앗'이 확산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무차별 강경 단속을 비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도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ICE의 무모한 단속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혼란은 신뢰를 약화시키고, 가족을 분열시키며,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가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선 가운데 시위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25.6.7. /로이터=뉴스1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가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선 가운데 시위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25.6.7. /로이터=뉴스1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일제히 시위대를 비난하고 체포 작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경 차르' 톰 호먼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00여명의 폭도가 연방 법 집행 기관 건물을 포위하고 ICE 법 집행관을 폭행하고, 타이어를 베고, 건물과 납세자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재산을 훼손했다"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LA 폭도들"에 대한 단속계획을 밝히고 누구든지 불법 이민 단속에 개입하거나 방해하는 사람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 역시 X에 "판사든, 의회 의원이든, LA의 시위자든 상관없다. 법 집행관을 방해하거나 폭행하면 법무부가 당신을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LA에는 전체 인구의 34%인 135만명이 이민자로 한인도 20만명 넘게 살고 있다. 이번 대대적 불법 이민 단속에는 한인 피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가 지역구인 시드니 캄라거 도브 하원의원은 X에 "내 지역구 안의 한국계 미국인 소유 상점을 비롯해 LA에서 벌어지고 있는 ICE의 현장 급습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썼다.

NYT는 6일 현지에서 약 1시간 동안 구금됐다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 온 사람도 잡혀갔다고 전했다. 다만 LA총영사관과 LA한인회는 ICE의 단속에서 한인이나 한국 국적자가 체포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ICE 요원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처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ICE 요원들/ 사진=폭스뉴스 영상 캡처


한편 이번 급습 대상이 된 캘리포니아는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 주민의 30% 이상이 이민자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반이민정책 주요 타깃으로 여겨왔다. 특히 충돌이 벌어진 파라마운트는 인구 약 5만1000명의 도시로, 미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이 라틴계로 구성됐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국토안보부가 성명으로 "ICE 집행관을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이 최근 413% 증가했다"면서 "LA 시위와 ICE 집행관 폭력 증가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ICE 집행관을 악당으로 몰아붙이고 악마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캘리포니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낸다고 분석한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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