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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했을까…BBC도 집중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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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했을까…BBC도 집중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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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포스테코글루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영국 공영 방송 BBC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된 원인에 대해 자세히 짚었다.

토트넘 구단은 7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성과를 검토하고 신중하게 생각한 끝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BBC는 '유로파리그 우승의 영광으로도 숨길 수 없었던 토트넘의 균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결별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먼저 매체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제임스 매디슨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지했고, 빌바오에서 열린 UEL 우승 행사에 그와 함께하려는 선수단의 모습은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는 듯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내부적으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부임 초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원정 경기 전 선수단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지만 최근에는 호텔 객실로 따로 배달 받으며 정오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로 인해 일부 선수들은 감독이 아닌 코칭스태프에게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매체는 '핵심 선수 영입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이유로 꼽았다.


BBC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스타드 렌에서 뛰던 공격수 유망주 데지레 두에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프로젝트에 매력을 느껴 토트넘 훈련장을 방문했고, 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9개월이 흐른 뒤 그는 파리생제르맹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스타가 됐다"며 "돌이켜보면 토트넘이 그를 영입하지 못한 것은 앞으로 일어날 실망스러운 시즌의 징조였을지도 모른다. 두에의 명성이 높아진 반면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많은 좌절을 겪었다"고 밝혔다.

'부상 문제로 인한 갈등'도 포함됐다.


손흥민, 로메로,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미키 판 더 펜, 히샬리송, 굴리에모 비카리오 등 많은 주축 선수들이 이번 시즌에 장기간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매디슨, 쿨루셉스키, 루카스 베리발은 모두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결장했고, 부상에서 막 복귀한 손흥민 역시 벤치에서 출발해야 했다.

BBC는 "시즌 내내 의료진과 피지컬 코치진 간의 갈등이 계속됐다. 서로의 책임을 회피했다"며 "특히 히샬리송은 햄스트링과 사타구니 부상에서 복귀한 뒤 곧바로 부상을 당해 큰 논란이 있었다. 이외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코치진과 의료진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술적인 유연성 부족' 역시 경질 원인으로 지적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철학과 전술적 유연성의 부족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일관적인 태도를 칭찬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의 고집이 토트넘의 부진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시즌 초반 일부 선수들은 수비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감독의 변함없는 모습은 내부적으로 불만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지난달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 2007-2008시즌 카라바오 컵(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로파리그 우승은 전신인 1983-1984시즌 UEFA컵 이후 41년 만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7위(11승 5무 22패, 승점 38)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는 EPL 출범 이후 토트넘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이다. 승점 38점 또한 종전 최저치였던 1997-1998시즌(승점 44)보다 6점이 낮은 수치다.

올 시즌 내내 입지가 불안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지만, 유럽 대회에선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토트넘 구단 수뇌부는 리그 성적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BBC 역시 "리그 성적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최종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로파리그 결승전 승리 이후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계속해서 지휘봉을 잡고 싶다고 밝혔고, 일반적으로 트로피와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경질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는 정당한 바람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레비 회장은 플랜 A를 고수했고 결국 그를 해임했다. 선수들과 팬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만약 결승에서 졌다면 이미 감독직에서 경질됐을 것이라는 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승은 약간의 감정을 불러일으켰지만 레비 회장의 마음을 바꾸기엔 충분하지 않았다"며 "레비 회장의 핵심은 프리미어리그 17위라는 성적표다. 그는 결국 22패라는 기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BBC는 브렌트포드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후임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프랭크 감독이 토트넘의 테크니컬 디렉터 요한 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거라 전망했다.

더불어 본머스의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