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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토트넘의 전설입니다" 손흥민, '무관 탈출 은인' 포스테코글루 향한 아름다운 작별 인사..."평생 추억 간직할 것"

스포티비뉴스 장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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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토트넘의 전설입니다" 손흥민, '무관 탈출 은인' 포스테코글루 향한 아름다운 작별 인사..."평생 추억 간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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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장하준 기자] 손흥민이 팀을 떠나는 스승에게 헌사를 바쳤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에서 경질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손흥민은 “당신은 이 클럽의 궤도를 바꿨다. 감독님은 어느 날부터 감독님 자신과 우리를 믿었다.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팀을 비판했을 때도 말이다. 감독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감독님은 본인의 방식대로 했다. 이후 수십 년 중 이 구단에 가장 좋은 밤을 가져왔다. 우리는 평생 그 추억을 가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신은 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선수 경력에서 가장 높은 영예 중 하나다. 당신의 리더십을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어 정말 큰 영광이었다.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선수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당신은 영원한 토트넘의 전설이다. 감사하다”라며 인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토트넘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다. 토트넘은 지난 성과를 검토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동행이 끝났음을 밝힌다. 그가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헌신과 기여도에 큰 감사를 보낸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팀에 안겨준 단 3명뿐인 감독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호주 국적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023년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앞서 스코틀랜드 셀틱을 이끌고 도메스틱 트레블을 차지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이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하며 팀을 개편했다.


첫 시즌에는 강력한 공격 축구를 바탕으로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5위에 올려놓았다. 자연스레 다음 시즌 UEL 진출권까지 획득했다.

이처럼 첫 시즌에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지만, 이번 시즌은 영 좋지 않았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까지 추락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잉글랜드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연이어 탈락했다. 특히 카라바오컵에서는 4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로 우승을 노렸지만, 리버풀에 완벽히 무너지며 팬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덕분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둘러싼 경질설이 대두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경질을 망설였다. 팀이 리그에서 부진한 사이, 아이러니하게도 UEL에서는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결승이라는 중요한 무대를 앞둔 상황에서 감독 교체는 분명 무리한 도박수가 될 것이 뻔했다. 결국 토트넘은 UEL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경질을 보류했다.


그 사이 토트넘은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UEL 결승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했다. 마침 토트넘의 아래에 있던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스햄튼이 일찌감치 조기 강등을 확정한 덕분에 토트넘은 리그에서의 동기 부여가 사라졌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을 대비해 리그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을 명단 제외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실상 리그는 포기한 것이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결승을 대비해 힘을 아낀 토트넘은 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무려 17년 만의 무관 탈출이었다.

감격의 우승에 토트넘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로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의 영웅이 됐다.



하지만 동시에 최악의 감독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2패를 당하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역설적이게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년 만의 트로피를 팀에 안겼지만 역대 최악의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토트넘은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년 만의 결별이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이별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본인을 팀의 주장으로 만들어 준 사람이자, 선수 커리어에 있어 첫 우승을 선물해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손흥민은 절절한 인사를 남기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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