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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리박스쿨 사무실 앞에 붙어 있는 간판. 한겨레 김영원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띄우고 경쟁 후보들을 비방하는 댓글을 집중적으로 다는 방식으로 불법 여론 조작을 해온 단체 ‘리박스쿨’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2025년 5월30일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리박스쿨은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 공작팀을 모집·운영해왔다. ‘조장’이라 부르는 책임자가 김문수 후보를 칭찬하고 상대 후보들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면 조원들이 몰려가 ‘베스트 댓글’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조직적 활동 정황이 네이버의 ‘이용자 반응 급증 감지 기능’에 기술적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댓글 공작팀을 모집하는 미끼는 자격증이었다.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댓글 공작에 참여하면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을 무료로 발급해준다고 약속한 것이다.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강사를 양성해 초등학교에 보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손 대표가 2024년 ‘늘봄학교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교육 프로그램을 공급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리박스쿨이 국민의힘, 특히 김문수 후보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리박스쿨은 학부모 단체로 위장해 2025년 5월27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년 리박스쿨이 주관한 선거사무원 전문교육에 ‘김문수TV’가 협력사로 명시됐고, 2020년 리박스쿨이 유튜브에 올린 활동 보고 영상에도 김 후보가 등장한다는 사실 등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쪽은 “리박스쿨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은 5월31일 손 대표 등 리박스쿨 관계자들을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매수·이해유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6월4일 손 대표의 주거지와 리박스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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