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독 과반 의석 가진 골리앗…하마평에 중진 다수 거론
수위 높은 여론전 외엔 선택지 전무…계파 갈등 봉합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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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직 사퇴를 표명했다. 2025.6.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이 차기 원내지도부 선출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뽑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독이 든 성배'와 다름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을 견제하는 최일선에 서 있지만 107석의 소수 야당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계의 주된 평가다.
7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진행한다.
5선 김기현·나경원, 4선 김도읍·김상훈·박대출·이헌승, 3선 김성원·송언석·성일종·임이자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복수 인사들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다. 상대는 이제 막 출범해 국민적 인기가 가장 좋을 때의 정부이고 주 협상 대상인 여당은 단독 과반 의석(167석)을 차지한 골리앗 같은 존재다.
다선 중진 의원들이 하마평에 다수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지적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 등의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의석만으로는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수 계열 야당인 개혁신당(3석)과 연대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선인 120석에 10석이나 부족하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개헌 저지(200석) 정도가 국민의힘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당장 있을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은 존재감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주된 관측이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되더라도 대통령이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했다가 기일 내 재송부가 되지 않으면 국회 동의 없이 인선이 가능하다.
반드시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등의 경우, 과반 의석만 있으면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더구나 이제 막 출범한 정부인 만큼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의힘은 별다른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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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에게 모두발언 여부를 묻고 있다. 2025.6.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 권한인) 거부권(재의요구권)도 (우리에게) 없으니 (민주당이 원하는) 각종 특검법을 비롯한 모든 법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될 수밖에 없다"며 "상임위에서도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차기 원내지도부는 필리버스터나 피켓 시위 같은 여론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 수위를 높여 눈길을 끌거나 장외 스킨십으로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에 나서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소수 야당이라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되는 만큼 때로는 여론의 지탄을 받을 정도의 정말 강한 메시지도 내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금 거론되는 후보자들이 그간 자신들이 쌓아온 이미지에 흠집이 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어느 한 명이라도 낙마시키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흠집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을 다잡는 등 당의 근본적 쇄신까지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나마 갖고 있는 의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구주류로 칭해지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당내 갈등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어느 때보다 높은 난도의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인 만큼 원내대표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당 안팎으로 상당한 입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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