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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안경에 소형 마이크까지…中 유학생들, 토익 부정행위에 日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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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안경에 소형 마이크까지…中 유학생들, 토익 부정행위에 日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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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중국인이 연루된 집단이 대리시험 유인
앞서 일본의 한 토익(TOEIC) 시험장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대리시험을 치르려다 적발된 가운데 이 수험생이 답안을 유출하기 위해 '스마트 안경'까지 동원한 정황이 확인된데다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트 안경 이미지.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스마트 안경 이미지.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6일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유인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유학생 왕모씨(27)가 시험장에 소형 마이크를 비롯해 통신 및 촬영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반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가운데 43명이 왕씨의 거주지 주소를 기재해 시험을 접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토익 시험장이 주소지를 기준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이들이 왕씨와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며 왕씨에게 답안을 받으려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도 이타바시구의 한 토익 시험장에서 교토대 대학원생인 왕씨가 대리시험을 치르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토익 평가기관 측이 경찰에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이름과 사진으로 반복해서 시험을 보고 있다"는 등의 신고를 해 수사에 착수했다. 왕씨는 시험 당일 현장에서 "수험표를 분실했다"면서 다른 이름으로 예비 수험표를 발급받으려다 시험장에 배치돼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왕씨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한 뒤 사문서위조 혐의 등을 추가했다. 왕씨가 체포되자 해당 시험장에 있던 응시자 가운데 약 30%가 시험을 포기하고 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씨는 시험장에서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 안에 소형 마이크를 부착했고 스마트 글라스 등의 장비도 반입했다. 왕씨의 스마트폰을 조사한 결과 최소 10명에게 소형 마이크를 통해 답안을 전달하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

왕씨는 경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군가 중국어로 '토익 대리시험을 치르면 돈을 주겠다'라고 제안해 범행에 가담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왕씨가 지난 3월에도 도쿄의 다른 시험장에서 토익 시험에 응시했으며, 이때도 10여명이 왕씨와 같은 주소를 기재해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에선 외국계 기업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800점 이상의 토익 점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 때문에 최근 일본에서 중국인이 연루된 집단이 '토익 대리시험을 치러주겠다'며 수험생을 유인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대리 시험 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토익 900점은 118만엔(약 1140만원) 정도가 든다. 신분증 확인은 우리가 해결한다. 점수는 확실하다"며 "일본이 가장 토익 대리시험을 치르기 쉽다. 서비스는 일본에 한정된다"라고 밝혔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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