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더스쿠프 언론사 이미지

AI에 얇은 폰까지… 갤럭시S25 엣지 '두 토끼 전략'과 애플의 딜레마 [IT+]

더스쿠프
원문보기

AI에 얇은 폰까지… 갤럭시S25 엣지 '두 토끼 전략'과 애플의 딜레마 [IT+]

서울맑음 / 27.0 °
[이혁기 기자]

인공지능(AI) 폰에 이어 얇은 폰. 삼성전자가 또다른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론칭한 '갤럭시S25 엣지'가 젊은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다. 한편에선 AI폰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얇은 폰을 통해 또 다른 토끼를 잡으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줄줄이 '얇은 폰'을 론칭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이 뜨거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AI폰에 발목 잡힌 애플의 행보다.


삼성전자의 얇은 스마트폰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 | 뉴시스]

삼성전자의 얇은 스마트폰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 | 뉴시스]


삼성전자가 5월 23일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두께다. 폭이 5.8㎜로 기본 모델인 갤럭시S25(7.2㎜)보다 1.4㎜ 얇고, 역대 갤럭시S 시리즈와 비교해도 가장 얇다. 그러면서도 다른 갤럭시S25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성능이 밀리지 않는다.


일례로,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25 플러스와 동일한 6.7인치 QHD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탑재했다. 저장장치인 램(12GB)과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도 같다. 다만, 카메라 개수(3→2개)와 배터리 용량(4755→3900mAh)이 줄어든 건 단점으로 꼽힌다.


이렇게 단점이 뚜렷한데도 삼성전자의 '얇은 폰'은 젊은 소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23일 보도자료에서 "5월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갤럭시S25 엣지' 국내 사전 판매에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1030세대가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 얇은 폰 트렌드=이 결과는 삼성전자에 꽤 고무적이다. 갤럭시를 '어르신이나 쓰는 폰'이라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연구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스마트폰 관련 조사 2012-2024'에 따르면, 18~29세의 애플 아이폰 이용률은 64.0%였던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이용률은 34.0%에 그쳤다.


'향후 구매할 의향이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에서도 갤럭시 응답률은 36.0%로 아이폰(60.0%)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젊은 소비층이 시장 트렌드를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S25 엣지가 젊은 세대를 삼성전자로 끌어오는 마중물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걸까.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하나둘씩 '얇은 폰'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 '테크노'는 지난 3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두께 5.7㎜의 스마트폰 '스파크 슬림'을 선보였다.


또다른 중국업체 오포(Oppo)도 같은 날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파인N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닫았을 때의 두께가 8.9㎜지만 열었을 때는 4.2㎜밖에 되지 않는다.


■ 애플의 다른 전략=애플도 얇은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긴 하다.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7(이하 가칭)' 라인업에 '아이폰 17 에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 제품의 두께는 5.5㎜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라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6(7.8㎜)보다 2.3㎜ 더 얇다.

삼성전자처럼 애플도 '가장 얇은 아이폰'을 실현하기 위해 성능을 어느 정도 포기한 듯하다. 업계에 따르면 기본 모델인 아이폰17이 후면에 4800만화소의 카메라를 2개 탑재하는 반면, 아이폰17 에어엔 카메라를 1개만 탑재한다. 얇은 만큼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애플이 '얇은 스마트폰'에 전력을 기울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애플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인공지능(AI)이다. 애플은 AI 기술력 문제로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약속했던 신기능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게 AI가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해 이용자의 복잡한 명령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이다.


애플은 올 초 AI 에이전트를 업데이트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월 6일 무기한 연기했다. 업계에선 AI 에이전트를 서비스할 정도로 애플의 AI 기술력이 정교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5월 30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애플의 AI 기능이 질문 중 3분의 1에 정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는 등 품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을 나란히 두고 AI 성능을 테스트한 영상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해외 유튜버 '커스텀 어드벤처리스트'는 지난 5월 15일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갤럭시 스마트폰과 아이폰에 각각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올린 다음, '잡스의 얼굴을 가린 팔을 지우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갤럭시 AI는 팔을 지우고 잡스의 얼굴을 완벽하게 복원했지만 애플 AI는 잡스의 얼굴을 심하게 뭉개뜨렸다. 이 영상은 조회수 1600만회를 기록하며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얇은 폰을 또 하나의 전략적 카드로 뽑아든 삼성전자 입장에선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애플이 AI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과연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엣지는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애플은 '얇은 폰'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자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