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누리집 갈무리 |
이재명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특수통 검사 출신인 오광수 변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검찰 개혁의 한 축인 민정수석 자리에 검찰 출신이자 보수적인 오 변호사가 적임자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한 의원은 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담당하는 한 축인 민정수석실에 검찰 출신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우려된다”며 “오 변호사는 검찰 출신에 특수통이고 윤석열씨와 근무연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오 변호사는 대구지검장과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을 역임하고 2016년부터 변호사로 일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근무연으로 얽혀 있는 검찰 내 특수통 계보에 속해 있어, 민주당 내부에서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될 수 있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앞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검찰은) 먼저 변신을 해서 굽신거리고, 그다음에는 자료를 모아서 배신한다. 변심, 배신, 이거를 반복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반드시 해야 하고, 그 검찰개혁을 할 수 있으려면 인사를 굉장히 신중하게(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법조인 출신 다른 의원도 “오 변호사의 로펌(대륙아주)뿐 아니라 본인도 보수적인 사람이고, 크게 보면 ‘범윤(범윤석열계)라인’”이라며 “정권에 정치적으로 굉장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대륙아주는 내란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가 지난해 12월11일 사임한 바 있다. 오 변호사는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한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공동운영한 전력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에 부담이 될까봐 공개 비판에 나서진 않고 있지만 오 변호사를 민정수석에 기용하는 것에 동의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왜 그분이 민정수석 후보로 검토되는지 모르겠다”며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다른 의원도 “(이 대통령과) 연이 있거나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거나 할 텐데 오 변호사가 민정수석으로 검토되는 맥락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을 바라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도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오광수 누가 추전했는지 밝혀라”, “오광수 이름만 들어도 열받는다”는 게시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오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그를 추천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지지자들이 정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오모 변호사와는 사법연수원 동기이나 지난 38년 동안 전화 통화 한번 한 사실이 없다”며 “사법시험 동기라는 인연 이외에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데 내가 문제 있는 인사 추천을 했다는 근거 없는 억측이 돌고 욕설까지 들으니 어처구니없다.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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