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측근 지명 철회에 충격”
백악관 관계자 “모욕이라고 느꼈을 것”
백악관 관계자 “모욕이라고 느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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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일등공신이자 ‘퍼스트 버디(first buddy·1호 친구)’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돌아섰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라는 존칭을 떼고 ‘이 남자’라고 부르며 원색적인 비판을 하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 않고 머스크가 “미쳐버렸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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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미국 대통령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일등공신이자 ‘퍼스트 버디(first buddy·1호 친구)’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돌아섰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라는 존칭을 떼고 ‘이 남자’라고 부르며 원색적인 비판을 하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 않고 머스크가 “미쳐버렸다”고 반격했다.
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결별을 넘어 파탄났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들의 불화설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는 자신과 관련된 정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는 4월 말까지 전기차 세액공제 등을 존치시키기 위해 최소 24만달러(약 3억3000만원)의 로비 활동을 벌였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유는 머스크가 기한을 넘겨 백악관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했지만 백악관에서 이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특별정부직원(SGE·Special Goverment Employee)’ 신분으로 백악관 자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는 법적으로 제한된 130일의 무보수 근무 기간을 넘겨 활동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거부했다.
또 머스크는 연방항공청(FAA)이 자신의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를 미국 항공관제 시스템에 도입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백악관은 기술적 이유와 이해충돌 우려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항공관제를 위성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결정타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최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을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 지명에서 철회한 것이다. 당시 뚜렷한 이유가 공개되지 않아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아이잭먼 지명 철회의 배후에 세르지오 고르 인사국장이 있었다는 설이 퍼졌다. 고르와 머스크는 그간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왔던 인물이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이건 세르지오가 퇴임 직전 머스크에게 ‘엿’을 날리는 것이었다”며 “머스크는 NASA 인사 건이 마지막 모욕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지경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는 수개월 동안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역할을 하며 백악관에 자주 등장했다”며 “머스크와 공화당은 이전 행정부를 싫어한다는 점에선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정권이 들어선 후 공통점은 그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다소 불쾌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머스크에 대해 “일론이 심통이 난 상태였다(Elon was butthurt)”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가 법안’을 두고 엑스(X·엣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예산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썼다. 곧이어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법안은) 이미 거대한 규모인 재정 적자를 2조5000억달러(약 3438조원)로 급증시킬 것이며 미국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가 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했던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 세액공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머스크 충돌에 미국 우주계획 흔들릴 수도...테슬라 주가도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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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미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AP] |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의 우주계획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본인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며 “난 바이든(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는 엑스(X·옛트위터)에서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런 ‘상호 협박’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미국의 우주계획과 군사정보 수집에 큰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도록 당국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이에 따른 현행 계약 규모는 49억 달러에 이른다.
한편 이낭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으로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4.26% 급락한 284.7달러에 정규시장 거래가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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