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전원 사의 표명했지만
법무장관 제외하곤 일단 반려
李 “체제 정비까지 시간 걸려”
대통령실 주요 인선 속속 윤곽
정무수석에 4선 우상호 거론
법무장관 제외하곤 일단 반려
李 “체제 정비까지 시간 걸려”
대통령실 주요 인선 속속 윤곽
정무수석에 4선 우상호 거론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처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새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이 1명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회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장관급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권 인수 기간 없이 출범하면서 신구 정권의 불가피한 ‘동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매우 어색할 수 있지만, 국민에게 위임받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공직에 있는 그 기간만큼은 각자 해야 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대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부처 기강을 다잡고 국정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 대통령이 임명해 업무를 시작한 인사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 등 3명뿐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날 국무회의에 불참했다.
새 정부 장관들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장관들이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어색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무위원 21명 중 이 대통령을 포함해 14명이 회의에 참석해 정족수를 충족했다. [이승환 기자] |
이날 회의에는 국무위원 21명 중 이 대통령을 포함해 14명이 참석해 회의 정족수를 겨우 충족했다.
국무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되려면 11명 이상의 국무위원 참석이 필수다. 전임 정부에서 장관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과 자진 사퇴 등으로 장관은 13명으로 줄었다. 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은 전날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지만, 박성재 법무부 장관만 수리되고 나머지는 반려됐다.
국무회의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정족수를 유지하기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각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저로서도 아직 체제 정비가 명확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에도 우리 국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한다”면서 “저는 최대한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분이 또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하실 일들이 또 있지 않겠느냐”면서 “여러분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각 부처 단위로 현 상황을 가장 잘 아실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제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저도 드릴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의 표정이 경직되자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부처별로 간단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됐지만 점심시간을 넘겨 오후 1시 40분에야 끝났다. 회의가 3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참석자들은 점심식사로 김밥을 먹으며 회의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날 국무회의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13명의 현직 장관이 참석했다. 국무회의 의장인 이 대통령까지 총 14명이 자리했다. 장관이 공석인 나머지 부처에서는 차관들이 참석했다.
국무위원들 외에도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이완규 법제처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배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 대통령이 새로 임명된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 권혁기 의전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불편한 동거는 새 정부 장관이 임명돼야만 끝나지만 인선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장관급 임명은 이번주 주말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여권 인사는 “장관 임명은 인사 검증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 장관에는 3선 김성환 의원, 통일부 장관에는 5선 정동영 의원 등이 유력 거론된다.
이에 비해 대통령실 참모진 인선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비서실장, 안보실장, 경호처장, 국정원장 등을 발표했다. 정무수석에는 4선 의원 출신인 우상호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비서관급 가운데 디지털소통비서관에는 김남국 전 의원이 내정돼 이미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법률위원장 출신의 이태형 변호사는 민정비서관에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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