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 비우러 출근" >
[기자]
지금 이재명 정부 이틀째죠. 그런데 대통령실 인수인계가 부실하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용산 집무실에 처음 가서, 마침 여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그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처음 했던 이야기가 "와 봤더니 컴퓨터나 프린터도 없고 꼭 무덤 같다" 이런 발언을 했었죠.
여당은 지금 새정부 출범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수사 대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대통령실 전 직원이 '퇴사 브이로그'를 찍은 게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상 모습을 찍는 브이로그, 젊은 층한테 유행이죠.
대통령실의 전직 직원인데요. 20대 직원이 탄핵 이후에 '회사 없어지기 D데이'라고 해가지고 여러 가지 영상을 찍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보안 시설인 대통령실 내부가 공개되는 것도 문제지만 또 과연 대통령실 직원이 맞느냐라고 볼 정도로 어떤 공무원 직업의식이 좀 약한 게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회사 없어지기' 18일 전 영상을 보시면, "오늘은 출근을 했는데 뭘 해야 될지 걱정이다" "서랍을 비우라고 해서 청소하다 보니 하루가 끝났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서랍을 비우라고 지시를 한 거군요, 누군가.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서랍을 비우라는 식의 지시가 인수인계 업무를 지시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이런 분석이 나오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여당에서는 이게 단순히 부실한 인수인계를 넘어서 의도적인 사전 정지작업 사전 초토화 작업이 아니냐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김병주/민주당 의원 : 후퇴할 때 철저히 들판에 있는 곡식도 다 태워버리고 건물에 있는 옷이며 모든 것을 파괴하고… 적들이 왔을 때 쓸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하는 그 전술입니다. 12·3 내란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키더니 물러날 때도 이렇게 초토화하고 하는 겁니까?]
[앵커]
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설 때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탄핵으로 치러진 당시 2017년 대선 당시 당선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 바로 들어갔었죠.
두 달간 인수위가 없이 다음날부터 업무를 시작했는데 청와대에 들어가 보니까 남은 게 거의 없었다, 당시도 이런 논란들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청와대 전자 시스템에 껍데기 자료밖에 없어서 업무에 난항을 겪는다거나 또 박근혜 정부가 현안 자료들을 다 없애서 인수인계 받을 게 없다라는 식의 지적들이 많이 나왔었던 것이죠.
또 당시 제가 청와대에 취재를 했었는데 관계자들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어떤 문건들을 소각한 흔적도 발견됐다,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서 제가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이성대/기자(2017년 7월 17일/JTBC '소셜라이브') : (관계자에 따르면) 들어갔더니 사무실에 쓰레기통이 있다는 거예요. 불탄 흔적이 있는 쓰레기통. 철제 쓰레기통을 놓고 뭔가 태운 흔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급하게 빠져나갔으면 그걸 그대로 놓고 나갔다…]
[앵커]
그러면서 이렇게 한 이유가 증거인멸 때문 아니냐, 이런 논란도 있었잖아요.
[기자]
그러다 보니까 증거인멸 또는 어떤 모든 기록물들을 국가 기록물로 봉인한 게 아니냐, 이런 논란들이 나왔었고요.
다만 이제 인수위가 없더라도 최소한의 인수인계는 가능하다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한광옥 비서실장이 또 김관진 안보실장 등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된 다음 날이죠, 업무가 시작된 다음 날에도 출근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수인계와 작업을 했었고 또 부처에 파견 나온 공무원들도 모두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근무를 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그조차도 없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이 대통령이 공무원들 복귀하라고 지시할 필요 자체가 없었던 것이죠. 그 시절에는. 그런데는 이렇게 지시를 했던 것이고요.
참고로 이번에 정진석 비서실장, 바로 대선 당일 날이죠. 박수 받으며 떠난다면서 직원들한테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이 떠나는 사진을 올렸는데 다음날까지 근무했던 한광옥 전 비서실장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이성대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