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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바, 이 대통령과 대면 회담 서둘러"...한일관계 '현상유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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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바, 이 대통령과 대면 회담 서둘러"...한일관계 '현상유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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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이달 G7·나토서 李 대면 계획
전화 회담 후 고위급 협의 개시 의사도
국제 정세 대응에 관계 유지 필요 판단
"대일 강경책 펼 것이라는 편견 버려야"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면 회담을 서두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윤석열 정부 때 개선된 한일관계를 새 정부에서도 이어가고 싶어서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심화, 북한·러시아 간 밀착 등 국제 정세 면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해진 만큼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5일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과 첫 전화 회담을 마친 뒤 이달 안에 대면 회담을 성사시킬 방침이다. 오는 15~17일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24, 25일 네덜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을 조기에 확정하려는 것이다.

일본이 정상 간 관계 구축을 서두르는 건 '한일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한일 간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일본을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건 이 대통령의 대(對)일본 정책"이라며 "다시 대일 강경 노선을 강화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무성 간부는 마이니치에 "이전 윤석열 정부 때 급격히 좋아진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현상 유지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가 4월 22일도쿄 총리 관저에서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가 4월 22일도쿄 총리 관저에서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이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 중요성'을 언급한 만큼 이를 관계 구축에 이용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에서 실용외교를 강조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이 대통령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북러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 국제 정세에서 한일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마음은 이 대통령에게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두 정상이 전화 회담에서 '한일,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대로 한일, 한미일 고위급 협의 개시를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20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미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쌓고 있고, 일본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다만 일본 내부에서도 이 대통령이 반일 정책을 펼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일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이) 이전 진보진영 대통령들처럼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며 "(이 대통령에게) 원만한 관계 유지가 양국과 한미일 협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