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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공무원 부주의 대형참사에 '무관용 원칙' 천명... 첫 시험대는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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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공무원 부주의 대형참사에 '무관용 원칙' 천명... 첫 시험대는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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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안전 지키는 게 국가 존재 이유"
재난 안전 부문 공무원 위상 제고도 예고
당면 과제는 장마... "수재 피해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전치안점검회의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전치안점검회의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공무원의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망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가의 존재 이유 중에 가장 큰 게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평소 지론대로 대형 참사는 철저하게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첫 시험대는 장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대형 참사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안일한 공무 집행으로 인한 대형 참사에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등 중대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 신속하게 원인을 분석해서, 발생을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2014년) △이태원 참사(2022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2023년) 등 보수 정권기의 대형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가 조금 신경 쓰면 피할 수 있었던 재난 재해 사고들"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 수해를 예방한 사례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재난·안전 부문 공무원의 위상 제고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인허가 이런 데는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된 안전 관련 부서는 반대로 하는 경향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며 "가급적 인사 배치에서도 이권이 관계되는 영역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안전이 관계된 그런 영역에 좀 더 유능한 인재를 배치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 시절 유세에서도 "(성남시장 시절) 제가 안전 부문에 가장 유능한 사람을 보내서 실적이 있으면 가장 먼저 승진시켜주는 쪽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당면 과제는 장마다. 특히 47명이 숨지고 7,513억 원 상당의 피해를 냈던 재작년 여름의 기록적 폭우의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는 게 급선무다. 이 대통령도 회의에서 "이번 장마에 수재 피해가 특히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점검하기 위해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폭염을 포함한 여름철 생활안전 대책 △산불피해지역 사면재해 대비 등 추진사항도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외에도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치안활동 강화를 보고받고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 수립 마련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범죄 사실 재현 및 보도, 표현이 범죄 잔혹성과 기술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는 우려를 전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률 감소 방안 마련도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유관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핵심 관계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재난 안전 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 대통령은 유세 내내 "재난으로부터든 전염병 같은 질병으로부터든 국가 공동체를 안전하게 지켜내야 한다"고 말해왔다. 후보 시절에는 △산불 재난 대응과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싱크홀과 공사장 안전사고 방지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 대처 등 공약도 냈다. 올해 3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난 뒤 즉시 대형 화마에 휩싸인 경북 지역을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당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