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지난 19일 게임 이용자의 행동유형을 5년간 추적한 종단 연구인 '게임 이용자 패널 연구(5차년도)'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청소년 924명, 성인 701명을 대상으로 5년간 동일한 패널을 구성해 관찰한 국내 최초의 게임 종단 데이터다. 전체 패널 유지율 90% 이상이라는 고무적 성과를 바탕으로, 게임이용과 문제행동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추적했다.
콘진원은 "연구 결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됐다"며, "게임이용 행동이 지속적으로 문제적 성향을 보이는 비율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기준은 12개월 이상 삶의 통제력 사실, 부정적 영향 지속 등이 나타나야 한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패널 내 조건을 충족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과몰입군 보다 일반이용자군의 게임 이용 시간이 보다 길게 나타나고, 게임 이용자의 행동 유형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게임 시간만으로 문제 행동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게임이용장애의 진단 기준이 보다 다차원적인 맥락에서 검토돼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조사기간 동안 학부모와 자녀가 인식하는 게임 관련 문제행동의 수준 역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연령 증가 및 성장발달에 따른 게임행동의 변화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의료적 개입이 아닌, 사회적 맥락과 생애주기적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실증적 근거로서 의료적 게임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학습환경, 가족환경, 사회적 관계 요인의 상호작용도 분석했다. 나아가, 변화된 환경에 따라 문제적 게임행동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정책 설계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봤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자기효능감이 높거나, 학업성취 만족도가 높을수록 선용군(게임을 건전하게 이용하는 집단)에 포함될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주의집중이 떨어지거나 과잉행동 경향이 있을 경우 과몰입위험군 포함 확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교육적·사회적 개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형제·자매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또래와의 오프라인 사회관계가 많을수록 선용군 포함 확률이 증가해, 게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규범 학습의 영향도 확인됐다. 부모의 양육태도, 교우관계, 지역사회 활동 경험 등도 게임이용 행태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마감은 오는 30일, 논문 제출은 8월5일까지이며, 데이터는 신청자에 한해 제공된다. 심사 결과는 8월29일 발표될 예정이며, 시상식은 9월 중 서울에서 개최된다. 수상작은 콘진원 공식 채널을 통해 소개되고, 향후 관련 정책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게임이용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아닌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며, "이번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와 경진대회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의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정책 수립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콘진원은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한국정책학회(학회장 박형준)와 공동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이용장애 관련 국내 연구 발표와 논의를 통해 질병코드 등재 대응과 정책 결정의 기준 및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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