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는 대선 졌다” 국민의힘 참패 원인…내부 갈등 자성론 분출

국민의힘, 6·3 대선 참패 원인 '당내 분열' 자성론
김문수, 경선·단일화 과정 비판
권성동 "민주당 잡음 없이 뛰는 모습 배워야"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의 소감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5.6.4/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에서 6·3 대선 참패의 원인이 당내 분열에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권을 뺏기고도 당내 권력투쟁은 자칫 자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4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우리끼리 지금 다투는 것도 어느 정도 다투고 어느 정도까진 다투지 않아야 한다는 룰 자체가 확립돼 있지 않다. 좀 더 민주적이고 허심탄회한 우리 나름대로의 룰이 있어야 하지 않나”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제가 정말 너무나 큰 역사적 죄를 지었다”, “패장으로서 할 말도 없다”, “제 부족함으로 많은 기회 놓치게 됐다”고 큰절을 하며 책임을 통감했다. 다만 지난 당내 경선과 후보 단일화 과정을 겨냥해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후보를 뽑지 않았나”며 “이게 당이 과연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당인지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동선대위원장 사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조경태 위원장은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다는 분노가 있다. 결정적인 건 보수의 분열”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쫓겨나지 않았으면 이런 어려운 상황은 없었을 것”, “제가 의총장에서 발언하면 자기들과 생각 다르다는 이유로 발언을 멈추게 하는 반민주적 모습들이 보수 분열 행태로 나타났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권성동 위원장도 “우리 당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정말 어렵고 힘들 때는 민주당이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도덕적·인격적 결함, 사법 리스크가 얼마나 많냐. 그런데도 민주당이 당선을 위해 잡음 없이 뛰는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당내 분열을 비판했다.

또 이정현 위원장이 “몇사람이 당을 좌지우지하고, 많은 동지가 전선에서 피눈물 나게 뛰고 있는데 뒤에 앉아서 관전평이나 하고 앉아 있는 식의 정치를 하지 마시라”고 말하자 연단 아래에서 호응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내부에서 이뤄지는 소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도자연석회의, 당 외부 백서 작성 등도 제안했다. 그는 “당에 있는 사람이 백번 천번 백서 만들어봤자 소용없다. 한 발 떨어져 있는, 밖에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해서 우리 당에 대한 진단을 한번 하자”고 말했다.

특히 이날 해단식에서는 대선 패배의 근본적인 원인이 12·3 비상계엄에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으로서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헌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무너진 민주주의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건전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다수 국민의 여망을 외면한다면 지방선거와 총선거에서도 같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위원장도 “우리가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할 일이 남아있다”며 “제발 집 태워 먹고 못 줍는 싸움하는 모습 국민에게 안 보였으면 좋겠다. 원만히 지도 체제를 수습·정비하는 모습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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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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