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또 전쟁 투입되나…러시아, 김정은과 우크라·한반도 문제 논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운데)가 4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주북한 대사관 관계자 및 북한 관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주북한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4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 우크라이나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쇼이구 서기가 평양에서 김 총비서를 만났다"며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위기와 한반도 정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양국)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쇼이구 서기와 김 총비서 간 회담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그간 러시아를 위해 북한 군인과 군사 무기 등을 지원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북한군의 추가 파병이나 군사적 지원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는 북한군 고위 간부인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와도 회담을 가졌다.

김 총비서의 연내 러시아 방문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21일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김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루덴코 차관은 김 총비서의 방러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우리는 외교 채널을 통해 회담의 시간과 날짜, 의제를 조율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총비서를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김 총비서는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었다. 그러나 당시 방문한 곳은 모두 극동 지역으로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은 없다.

앞서 외교가에서는 러시아의 제80주년 전승절(5월9일)이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전승절에 신흥철 주러시아 북한대사 등 대표단만 파견했다. 김 총비서는 전승절 때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을 찾았다.

한편 쇼이구 서기의 북한 방문은 지난 3월21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당시 쇼이구 서기는 김 총비서를 2시간 동안 접견하고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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