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촐한 취임선서... 잔디광장엔 시민들 환호
"오해 마시길"... 악수 못한 김용태에게 먼저 다가가
불법계엄 때 역할한 방호 직원들도 만나 격려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는 수만 명의 참석자들이 초대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 대조적으로 조촐했다.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대형무대 설치 등 취임식 볼거리인 각종 행사는 모두 생략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자발적으로 국회 잔디마당에 모여 이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즐기며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선서 직후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국회 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며 대통령으로서 첫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날 취임선서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5부 요인과 국무위원, 각 정당 대표를 포함한 국회의원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오전 10시 50분쯤 국회 본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먼저 악수를 나눈 이 대통령 부부가 로텐더홀에 입장하자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시선은 푸른색과 붉은색, 흰색이 섞인 이 대통령 넥타이에 쏠렸다. 더불어민주당(푸른색)과 국민의힘(붉은색)의 상징색을 통해 통합의 메시지를 준 것이다. 김 여사는 밝은 흰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오해 마시길"... 악수 못한 김용태에게 먼저 다가가
불법계엄 때 역할한 방호 직원들도 만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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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위해 김혜경 여사와 국회 로텐더홀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는 수만 명의 참석자들이 초대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 대조적으로 조촐했다.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대형무대 설치 등 취임식 볼거리인 각종 행사는 모두 생략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자발적으로 국회 잔디마당에 모여 이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즐기며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선서 직후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국회 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며 대통령으로서 첫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날 취임선서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5부 요인과 국무위원, 각 정당 대표를 포함한 국회의원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통합 상징 넥타이 맨 이재명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오전 10시 50분쯤 국회 본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먼저 악수를 나눈 이 대통령 부부가 로텐더홀에 입장하자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시선은 푸른색과 붉은색, 흰색이 섞인 이 대통령 넥타이에 쏠렸다. 더불어민주당(푸른색)과 국민의힘(붉은색)의 상징색을 통해 통합의 메시지를 준 것이다. 김 여사는 밝은 흰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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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
내빈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이 대통령은 국민의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마친 뒤 오른손을 들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고 말했다. 이후 취임사 격인 취임선서를 통해 약 24분간 ‘통합’ ‘실용’을 주제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했고, 총 24번의 박수를 받았다.
김용태 등 야당 대표들과 차례로 악수
이후 연단을 내려온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다가간 상대는 내빈석 가장 앞줄에 앉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이어 같은 줄에 앉아 있던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차례로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간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 행사를 시작하기 앞서 "제가 들어오면서 우리 야당 대표님들 못 뵈어가지고 악수를 못 했는데 혹시 오해 안 하시기를 바란다"고 웃었으며 양해를 구했다. 이외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신성범 의원 등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할 때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와 악수하며 환하게 웃었고, 권 원내대표도 살며시 미소를 지었지만 악수가 끝나자 이내 뒷짐을 지었다. 이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도 권 원내대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미처 이를 보지 못한 듯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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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가 진행될 때, 국회 잔디광장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모여 대형 LED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봤다. 이들은 스크린을 통해 이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를 치기도 했다. 2022년 5월 10일 국회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4만1,000여 명이 대거 참석한 것에 비해 간소하게 진행됐지만 시민들의 얼굴에선 엄숙함보다는 생기가 돌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가 끝난 뒤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있는 잔디광장 앞까지 다가가 손을 흔들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계엄 저지 도움 준 청소노동자, 방호 직원들에 감사 인사
이 대통령이 취임선서가 끝난 뒤 처음 손을 맞잡은 국민은 국회 청소노동자였다. 이 대통령 부부는 국회 본관 1층을 찾아 기다리고 있던 청소노동자들과 차례로 인사하며 악수를 했다. 이 자리엔 이 대통령이 2023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단식 농성을 할 때 대표실 담당 미화원이었던 최성자씨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24일간 단식을 이어 나가다가 건강 악화로 중단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의 뜻을 전했고, 이 대통령 부부는 손을 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 대통령 부부는 무릎을 꿇어 이들과 ‘손 하트’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어서 만난 건 국회 방호 직원들이었다.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무장 군인들의 국회 진입을 함께 막아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이 대통령에게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도 허리 숙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최전선에서 막아냈던 분들은 방호 직원이었으며, 혼란스럽던 민의의 전당을 깨끗이 정리해주신 분들은 국회 청소노동자였다”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국회 노동자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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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마친 뒤 청소노동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스1 |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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