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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향’ 경기서 131만표차 압승… 대선 승리 결정적 역할 [이재명정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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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향’ 경기서 131만표차 압승… 대선 승리 결정적 역할 [이재명정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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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득표 당선 배경

최종 표차의 절반 가까운 비중
929만여명… 전국 최대 지역구
성남시장·경기지사로 깊은 인연
31곳 중 26곳서 김문수 이겨
지난번 尹지지 용인·포천 등도
李 선택… “계엄에 민심 이탈”
서울도 강남 3구·용산 제외 ‘승’

金, 정치 시작 부천 소사서 ‘패’
이재명 대통령이 1728만7513표라는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된 데에는 ‘정치적 고향’으로 꼽히는 경기도에서 131만표 차이의 대승을 거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경기도에서만 482만1148표(득표율 52.20%)를 가져가며 350만4620표(37.95%)에 그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131만6528표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이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김 후보보다 289만1874표 앞섰는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경기도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경기도는 이번 대선에 투표한 3523만6497명(투표율 79.4%) 중 26.4%에 달하는 929만7448명이 사는 전국 최대 지역구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대통령과 연이 깊고, 도 전체로 따지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모든 지역이 두루 그를 지지했던 건 아니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경기도에서 득표율 50.94%(442만8151)를 기록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45.62%·396만5341표)과 접전을 벌였다. 원래도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양평·가평·연천군과 여주·과천·용인·포천·이천 등 총 8개 지역이 윤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용인·포천·이천 등 3개 시가 이 대통령 지지로 돌아서면서 이 대통령은 도내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26곳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김 후보는 정치 입문지이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부천 소사구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54.62%(8만6560표)를 가져가고 김 후보는 36.7%(5만8163표)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이 대통령은 본인과 인연이 있는 지역구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재선 시장을 지낸 성남시에서 49.91%(31만9769표)를 득표해 40.09%(25만6824표)를 얻은 김 후보를 9.82%포인트 차로 따돌렸고, 옛 지역구인 인천 계양도 이 대통령에게 55.22%(10만6747표)를 몰아줬다. 본인이 소년공 시절을 보낸 성남시 중원구(57.53%)에선 경기도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오랫동안 거주한 성남 분당구에서는 44.3%(14만6248표)로 열세를 보였지만, 44.83%(14만7997표)를 얻은 김 후보와 표 차이는 1000여표에 불과해 지난 대선 윤 전 대통령이 4만표 이상을 더 가져갔던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대승은 이번 대선에서 40대 표심이 완전히 이 대통령 쪽으로 쏠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날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40대 유권자의 72.7%, 50대의 69.8%가 이 대통령을 뽑았다고 답했다. 경기도 인구는 40대가 약 220만명, 50대가 약 230만명으로 중장년층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이 대통령은 2기 신도시 표심을 움직이는 데도 성공했다. 운정신도시가 위치한 파주는 지난 대선 이 대통령이 약 3만표 앞섰는데, 이번 대선에서 표 차이가 18만표 대 12만표로 약 2배 벌어졌다.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화성시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역구임에도 과반은 이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이 후보는 11.49%(7만2319표)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보였지만, 진보 유권자의 표를 뺏어오기보단 보수 유권자 표심을 분산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역에서 승리했다. 종로·중구·성동·광진·동대문·마포·양천·영등포·동작·강동은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이 당선인이 모두 뒤집었다. 다만 각 구가 아닌 서울 전체를 놓고 보면 이 대통령과 김 후보의 득표 차이는 약 310만표 대 273만표로 36만7000여표에 그쳤다.


구별로 보면 중구·성동·영등포·강동·송파에서 5% 이내의 접전이 벌어졌고, 강남·서초구가 각각 56.6%, 55%를 김 후보에게 몰아주면서 ‘보수 결집’ 효과가 드러났다. 동시에 ‘진보 결집’ 효과도 나타나면서 은평·금천·구로 등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는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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