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수도권·충청 승리와 부·울·경 선전이 이재명 대통령 만들었다

경향신문
원문보기

수도권·충청 승리와 부·울·경 선전이 이재명 대통령 만들었다

서울맑음 / -3.9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6·3 대선의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누르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역대 대선 최다 득표(1728만7513표)를 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서울 25개 자치구 중 11개밖에 이기지 못했지만, 이번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구에서 승리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심판 민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통령의 득표율(49.4%)이 절반을 넘지 못하고, 김 후보가 1439만5639만표(41.2%)를 얻어 40%를 넘긴 것을 두고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견제 심리로 보수의 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엔 이재명 택한 서울 ‘한강벨트’ 표심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47.1%를 득표해 김 후보(41.6%)에 5.5%포인트 앞섰다. 2022년 열린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45.7% 대 50.6%로 패했지만 이번에 김 후보를 상대로 역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강북·도봉·강서·은평·구로 등 민주당 세가 강한 11개 구에서만 이겼지만 이번엔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에서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패한 마포·성동·광진·양천·동작·영등포·강동구 등 소위 ‘한강벨트’ 지역이 모두 이 대통령 우세로 돌아섰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 여론이 컸다면 이번엔 계엄과 내란 심판 여론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경기에서 52.2%로 김 후보(38.0%)에 14.2%포인트 앞섰다. 김 후보와의 경기지사 출신 간 맞대결에서 압승했다. 31개 시·군 중 26곳에서 김 후보를 눌렀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출신으로는 처음 대통령에 오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인천에서 51.7%를 얻어 김 후보(38.4%)를 13.3%포인트 차로 크게 눌렀다. 자신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에서는 55.2%를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에서도 이겼다. 지난 대선에서는 아버지 고향이 충청임을 강조한 윤 전 대통령에게 표가 몰렸지만 이번엔 대전(48.5% 대 40.6%)과 충남(47.7% 대 43.3%), 충북(47.5% 대 43.2%), 세종(55.6% 대 33.2%)에서 모두 이 대통령이 김 후보에 앞섰다. 지난 8번의 대선에서 모두 승자에게 힘을 실었던 충북은 이번에도 ‘족집게’ 지역임을 입증했다.


호남에선 이 대통령이 광주(84.8%), 전남(85.9%), 전북(82.7%) 모두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전남 완도군은 이 대통령 득표율이 89.9%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1위였다.

부산에서 처음 40% 넘긴 민주당 대선 후보


이 대통령은 영남 모든 지역에서 김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89만5213표(40.1%)를 받아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로는 최초로 40%를 넘었다. 울산(42.5%)에서도 민주당 후보 중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이 대통령 득표율이 20%대에 머물렀는데, 고향 경북 안동(31.3%)은 유일하게 30%를 넘겼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같은 보수라도 대구·경북은 권위주의에 우호적인 보수라면 부산·울산·경남은 권위주의에 비판적인 보수”라며 “계엄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 같아지자 부·울·경이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강원에서도 김 후보에게 지긴 했지만 그 격차(3.3%포인트)가 지난 대선 윤 전 대통령에게 12.5%포인트 뒤졌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 대통령은 영남과 강원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다. 최종 투표율은 79.4%(3523만6497명)로 1997년 대선(80.7%) 이후 가장 높았고, 지난 대선(77.1%)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후 파면으로 인해 치러지는 대선임에도 보수 진영이 대부분 투표에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범진보 진영의 득표율(이 대통령+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은 50.4%로 김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합한 범보수 진영 득표율(49.5%)과 단 0.9%포인트 차이였다.

최 소장은 “진보 진영만 뭉쳐서는 이렇게 높은 투표율이 나올 수 없다. 본투표날 오후에 영남과 서울 강남 등 보수 우세 지역에서 투표율 상승이 보였다”며 “막판에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견제로 보수가 결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