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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8.3% 완주에 "차기 지도자 면모"…정치권 "'졌지만 잘 싸웠다' 안돼"

머니투데이 정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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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8.3% 완주에 "차기 지도자 면모"…정치권 "'졌지만 잘 싸웠다'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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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8.34%의 득표율로 대통령 선거를 '독자 완주'했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이 아닌 제3당 후보로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졌지만 잘 싸웠다"는 생각을 경계하면서 스스로 쇄신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6·3대선에 완주했지만 8.3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에 그쳤다. 당초 개혁신당은 10~15%의 득표율도 가능하다고 봤다. 대선 전 여론조사 지지율이 15%를 넘기면 지지율이 지지율을 낳는 밴드웨건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득표는 이에 크게 못 미친 셈이다.

개혁신당에서는 충분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대선 소감을 발표하며 "이 후보가 차기 정치 지도자의 면모를 이번에 아낌없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개혁신당 당직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 총선 당 지지율이 아슬아슬하게 3%를 넘긴 것을 생각해보면 당세가 2배 이상 확장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득표율은 주로 2030세대 남성이 견인했다. 전날 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 의원의 20대 남성 득표율은 37.2%로 집계됐다. 모든 후보 중 1위였다. 30대 남성 득표율은 25.8%였다. 다른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20대 여성으로부터도 10%의 지지를 받았다"며 "다음 선거에도 이 의원을 지지해줄 유권자층을 세대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의석이 3석인 정당의 후보가 혈혈단신으로 출마해 8.34%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것은 충분한 선전"이라며 "과거 심상정 정의당 대표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보다 높지 않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예상 득표율(7.7%)을 확인한 뒤 "선거 과정의 잘잘못을 잘 분석하겠다"며 "1년 뒤로 다가온 지선(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혁신이) 범보수 진영에 던져진 과제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철저한 반성과 쇄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냉정하게 보면 10% 이상 득표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내재적 문제로 그러지 못한 것"이라며 "당도 의원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생각에 빠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지지율은 5월 중순 각종 여론조사에서 8% 안팎으로 집계됐다. 1·2차 후보자 초청 TV토론 이후인 같은달 하순에 11%로 상승했다. 선거캠프에서도 10%대에 안착했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결국 상승 전 지지율만큼 득표하는 데 그친 셈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인사히고 있다. 2025.06.03.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인사히고 있다. 2025.06.03.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전문가들은 TV 토론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대선 기간 정치권에서는 TV 토론에서 이 의원이 무게감이나 포용력을 보여주며 기존의 날카로운 느낌을 덜어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본인만의 국가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비평가'적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다만 토론에서 '이재명 공격수' 역할에 집중하느라 이미지 변신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3차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 발언을 한 뒤에는 이 의원이 '성폭력성 발언을 재현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연상 작용을 일으켰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관련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문제의 3차 토론 발언은) 검증을 위한 차원에서 던져볼 의의가 있다고는 생각한다"며 "다만 표현이 방송용으로 적절하지 않았다. 오르던 지지율에 역풍을 불러왔다고 본다"고 했다. 최진 원장은 "토론에서의 말투나 공격성 등을 개선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국가 지도자로서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두수 개혁신당 정무특보단장은 "이 의원도 포용적이고 따뜻한 보수를 얘기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이번을 계기로 시선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단장은 "국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당 차원의 재정비, 내부 교육 ·훈련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당이 개인 리더십이 아닌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당직자는 "함께 선거를 치를 지방 조직을 차근차근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충청이나 호남쪽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고 했다. 이같은 활동을 앞두고 당 재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개혁신당은 대선에 약 30억원을 썼다. 그러나 이 의원이 득표율 10%를 넘기지 못해 선거비를 보전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후원금, 정당보조금으로 아껴가며 선거를 치렀다. 당이 빚을 지지 않았다"며 "선거 전 7만명이던 당원이 11만8000명까지 늘었다. 충원될 당비 등을 고려하면 당 운영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약 8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또 사전투표 표심 반영을 위해 1만1500여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방식의 예측 조사도 병행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0.8%P(포인트)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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