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호남 지역서 80% 이상 몰표 유지… 서울 21개구 승리 및 경기 과반 득표
-캐스팅보트 충북 충남 대전 세종 승리… 부산 울산서 40%↑ ‘역대 최고 기록’
-캐스팅보트 충북 충남 대전 세종 승리… 부산 울산서 40%↑ ‘역대 최고 기록’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 선서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은 2전 3기 끝에 대권을 잡았다. 2017년 첫 도전은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2022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대선 레이스에서 득표율 0.73%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3년 전 좌절을 맛 본 20대 대선과 이번 21대 대선은 무엇이 달랐을까.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이 대통령의 당선 배경이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고전했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민심을 확보했고, 텃밭인 호남의 표를 지키며, 험지인 영남에서 선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토 서쪽의 지지를 바탕으로 동쪽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계엄 심판 구호가 유권자 전반에 주효한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전남(85.87%), 광주(84.77%), 전북(82.65%)에서 몰표를 받은 가운데 유권자 828만 명이 포진한 서울에서 47.13%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 중 21개 구에서 승리하며 강남·서초·송파·용산에서만 앞선 김 후보(41.55%)를 눌렀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열세(이재명 45.8%, 윤석열 50.5%)였던 서울에서 표심을 회복한 셈이다.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마포·용산·중구·성동·광진·양천·영등포·동작 등 한강 인접 지역을 이르는 한강벨트는 선거 때마다 접전이 이어지는 유동 투표층 지대로, 이 대통령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김 후보보다 우위에 섰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대부분 이긴 지역이기도 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의 전국 득표율 변화를 나타낸 이미지. 뉴시스 |
이 대통령은 경기 지역에서도 52.20%로 과반을 넘으며 김 후보(37.95%)를 압도했다. 경기도지사 출신 간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경기지사 출신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이 대통령이 31개 시·군 중 26곳에서 우위를 기록한 가운데 전통적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포천에서도 앞선 것이 인상적이다. 이 지역에서 진보 성향 대선 후보가 승리한 것은 2002년 16대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이후 23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인천에서도 전국 득표율보다 높은 51.67%를 얻어 김 후보(38.44%)를 크게 이겼다.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계양구에서는 55.22%나 득표했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며 민심의 바로미터가 된 충청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다. 대전(48.50%), 충북(47.47%), 충남(47.68%)에서 모두 김 후보를 앞질렀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에게 내준 지역이기도 하다. 세종에서는 이 대통령(55.62%)이 김 후보(33.21%)를 압도했다. 제주에서도 이 대통령이 54.76%를 득표해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과반을 기록했다.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문수 후보의 전국 득표율을 나타낸 이미지. 뉴시스 |
이 대통령은 험지에서도 선전했다. 강원에서 43.95% 득표율로 김 후보(47.30%)에 뒤지긴 했으나 20대 대선과 비교하면 격차를 크게 줄였다. 당시 이 대통령(41.72%)은 윤 전 대통령(54.18%)에 크게 밀린 바 있다.
영남에서도 선전했다. 부산(40.14%)에서 진보 성향 정당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40% 벽을 넘었고, 울산(42.54%)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경남 득표율은 39.40%였다. 지난 대선에서의 득표율(부산 38.15%, 울산 40.79%, 경남 37.38%)보다 모두 증가한 숫자이기도 했다. 물론, 국민의힘 텃밭이나 다름없는 대구(23.22%)와 경북(25.52%)에서 열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고향인 안동(31.28%)은 대구 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3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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