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반값" "수박 한통 9900원"…대선 끝나자 파격 할인

서울 중구 봉래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롯데레드페스티벌 행사 상품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대선이 끝나자 유통업계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 삼겠단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내일(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유통군 통합 할인 행사인 '롯데레드페스티벌'을 연다. 1년에 단한번 선보이는 이벤트인 만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온, 롯데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는 물론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롯데GRS,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문화재단까지 20개 그룹 계열사 30개 이상 브랜드가 총출동한다. 기간도 기존 11일에서 일주일을 더한 18일간으로 늘렸다. 롯데 관계자는 "역대 최장기간·최대규모의 행사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롯데마트·슈퍼는 수박 한통에 9900원,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심을 100g당 762원에 판매한다. 투플러스 한우도 최대 반값에 내놓는다. 롯데마트·슈퍼와 롯데백화점, 롯데온, 롯데하이마트는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구매액 기준 최대 100만원까지 환급해 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내일(5일)부터 8일까지 '고객의 사랑에 대한 감사와 보답한다'는 의미의 고래잇 페스타를 개최한다. 이 페스타는 이마트가 '전략적 가격투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대 혜택을 선사한단 콘셉트의 행사다. 올해가 5번째다. 미국산 소고기를 최대 반값, 한우와 삼겹살 등 돈육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다. 미국산체리와 찰토마토, 수박 등도 최대 40%까지 깎아준다.

쿠팡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가전·침구·가구·식품·뷰티·스포츠 등 20여개의 주요 카테고리에서 엄선된 7만여 개 상품을 최대 반값에 선보이는 '쿨 서머 세일' 기획전을 마련한다. 신일과 풀무원, CJ제일제당, 한경희, 코카콜라, LG생활건강 등 약 3000여 개의 다양한 인기 브랜드가 참여한다.

유통업계가 이같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내수진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지난 4월(93.8) 대비 8.0포인트 상승했다. 100보다 작으면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100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땐 소비심리가 헌법재판소의 선고 직후 탄핵정국 이전 수준으로 즉시 회복했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때 소비자심리지수는 94.1로 떨어졌다가 헌재의 인용 이후 이듬해 3월 96.7, 4월에는 101.2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헌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한 이후에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100.7이었던 이 지수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88.2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선 1월 91.2, 2월 95.2, 3월 93.4로, 4월에는 93.8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할인 행사가 꽁꽁언 소비심리를 녹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심리 회복에 총력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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