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관련자 김재규(전 중앙정보부장) 피고인이 육군본부 계엄 보통군법회의(재판장 김영선 중장)에서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포승에 묶여 걸어오며 웃고 있다. 이날 김재규, 김계원, 박선호, 박흥주, 이기주, 유성옥, 김태원 등 7명은 내란목적살인죄가 적용돼 사형을 선고 받았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10·26 사태’로 사형된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 첫 공판이 내달 열린다. 사형 집행 45년, 재심 청구 5년 만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오는 7월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404호에서 김재규의 재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지난 2월 19일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 받은 김재규의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기록에 의하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재심 대상 사건으로 수사하면서 수일간 구타와 전기 고문 등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는 인신 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폭행,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형법 제125조의 폭행, 가혹행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재심 대상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증명됐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돼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재심 사유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재심사유의 존재가 확정판결에 준하는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역사성 등을 고려해 같은 달 25일 재항고를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이를 기각해 재심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다음 날 당시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 한 달 만에 군법회의에 의해 재판에 넘겨져 같은 해 12월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수괴미수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 2심과 대법원 확정판결을 거쳐 지난 1980년 5월 24일 사형 집행으로 사망했다.
김재규에 대한 1심은 16일, 항소심은 6일만에 종결됐다. 또 사형 집행은 대법원 확정 판결 사흘 만에 내려졌다.
유족은 고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난 2020년 5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