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력 매체 ’텔레그래프‘는 4일(한국시간) 단독 보도(Exclusive)를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준비를 한다. 토트넘은 올여름 이적 자금 확보와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위한 핵심 선수 정리에 나섰다. 손흥민은 여름 이적시장 매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라고 알렸다.
’텔레그래프‘가 추측한 차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은 2023년 여름부터 손흥민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로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에게 주급 약 57만 5천 파운드(약 10억7천만 원), 연봉으로는 약 567억 원에 달하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해야할 일이 많다”라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이번 여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팀을 떠날 수 있다. 토트넘 최고의 영입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손흥민은 해리 케인 이적 이후 주장을 맡고 있고, 유로파리그 결승전에는 후반전에 교체로 출전했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9시즌 동안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토트넘 최다 득점 5위, 클럽 주장 등 숱한 기록을 세웠으며,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난 이후인 2023년 8월부터는 주장 완장을 차며 팀을 이끌었다.
그는 명실상부하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몇 시즌간의 팀 성적 부진과 반복되는 부상, 그리고 감독의 전술 변화는 손흥민의 입지를 조금씩 흔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브라이튼전에서는 발 부상으로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으나, 유로파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이자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였다.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결승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후반에 교체 투입돼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을 함께했다.
사우디 리그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해 리그의 경쟁력과 시장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호날두를 시작으로 벤제마, 마네, 캉테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은 ‘마케팅과 실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다.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손흥민은, 사우디 클럽들에게 단순히 실력 좋은 선수 이상의 ‘상징적 존재’다. 그를 영입함으로써 아시아 시장 공략과 국제적 이미지 상승을 노릴 수 있다.
최근 모하메드 살라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다. 살라는 리버풀과 재계약 직전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고민했다. 리버풀이 2년 재계약을 제안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철회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팀들과 관계가 좋다. 리버풀과 계약이 끝나면 이적을 고려할 수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었다. 수많은 기록과 감동의 순간을 남긴 그는 이제 커리어 후반부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의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혹은 새로운 환경과 막대한 보상을 받는 사우디 리그에서 마지막 커리어를 장식할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텔레그래프’ 보도가 사실로 이어진다면,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벗고 떠나는 그림은 더 이상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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