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집중 구애에 긍정 신호 보냈으나 부적절 발언 등에 싸늘
소감 밝히는 이준석 후보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호남에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졌다.
이 후보는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광주 6.23%, 전남 4.69%를 득표했다.
전국에서 최하위 득표율인 데다 평균 8.26%보다 많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를 보였다.
호남에 집중했던 이 후보로서는 씁쓸한 성적표다.
이 후보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선거 캠프 출정식과 첫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호남에 각별했다.
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세 차례 호남을 찾은 이 후보는 호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5·18 민주묘지에 정성을 쏟았다.
이 후보는 올해 5·18 기념일을 앞두고 1천27기(1묘역 775기·2묘역 252기) 묘에 당원들의 손 편지를 일일이 전했다.
지난해에도 모든 묘에 참배하고 국화를 헌화하며 묘비를 닦으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했다.
한때는 전남 순천에서 '과외선생님'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부터 '서진 정책'을 펼쳤던 이 후보의 꾸준한 호남 구애는 지역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시민들의 호응을 받은 복합쇼핑몰 유치(설립)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았다.
덕분에 지지율 조사에서 한 때 두 자릿수(10.3%)까지 올라가며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개혁 보수'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했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 이 후보의 부적절한 발언이 제 발을 붙잡았다.
마지막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한 발언은 치명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영 결집을 노린 갈라치기 발언과 논란을 덮기 위한 '물타기' 전략까지 실망한 유권자들이 마음을 바꿨다는 지적이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의 경우 이 후보에게 표를 줄 경우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을 발판으로 존재감을 확고하게 드러낸 만큼 다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다 나은 성적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벽하게 완주해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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