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21 언론사 이미지

진보 후보 권영국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

한겨레21
원문보기

진보 후보 권영국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

서울맑음 / -3.9 °
방송 3사 출구조사서 1.3% 득표 예측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2025년 6월3일 서울 구로구 선거캠프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2025년 6월3일 서울 구로구 선거캠프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대통령’을 구호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2025년 6월3일 선거가 끝난 직후 “진보정치가 살아있어야 함을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표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배제된 존재들과 함께 가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내란 이후 정의당·녹색당·노동당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이 힘을 모아 세운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의 후보로 대선에 나섰던 그는 ‘광장의 목소리가 꺼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원외 정당 후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완주했다.



이날 권 후보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나온 직후 서울 구로구 선거캠프에서 “이번 선거는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청산하는 데 표심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광장에서 외쳐졌던 목소리들이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적어도 진보정치가 살아있어야 함을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표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한 대선이었다”라며 “길어진 탄핵 정국, 내란을 청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절박함 속에서 잃어버린 진보정치의 자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득표율 1.3%를 예측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희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너무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며 “사표가 될까, 그래서 다시 내란세력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하면서도, 기꺼이 권영국에게, 우리에게, 진보정치에 모아준 한 표”라고 의미를 짚었다. 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나가야 할지, 정권교체 이후 사회적 약자들, 소수자들, 그리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최소한의 표심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25년 6월3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본사 앞에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칭)가 연 기자회견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2025년 6월3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본사 앞에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칭)가 연 기자회견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권 후보는 “배제된 존재들, 밀려나는 삶들, 불려지지 못하는 정체성들,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며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다시 시작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앞으로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가 새 정부에 주어질 것”이라며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앞장서 왔던 진보정치가 앞으로도 가장 선두에 설 것”이라 약속했다.



한국방송협회와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에스비에스(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로 꾸려진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6월3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한 제21대 대선 공동 출구조사 결과 권 후보의 득표율은 1.3%로 예측됐다. 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오후 8시 전국 325개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또 다른 1만1500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자 예측 전화조사 결과를 합해 출구조사 결과를 산출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0.8%포인트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선거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올라온 권영국 후보 입장문 전문





보내주신 마음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영국입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한 대선이었습니다. 길어진 탄핵 정국, 내란을 청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절박함 속에서 잃어버린 진보정치의 자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희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표가 될까, 그래서 다시 내란세력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하면서도, 기꺼이 권영국에게, 우리에게, 진보정치에 모아준 한 표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나가야 할지, 정권교체 이후 사회적 약자들, 소수자들, 그리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최소한의 표심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 절실함, 그 간절함, 그 애타는 마음, 지지율 1% 남짓 나오는 후보가 아니고선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그 배제되고 밀려난 아픈 마음들... 이 마음들의 의미를 잘 헤아리겠습니다.



저는 이 마음들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이 마음을 모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진보정치가 더 이상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습니다. 진보정치가 해야 할 일, 진보정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보여주겠습니다. 실력과 성과로 다시 평가받겠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가 새 정부에 주어질 것입니다.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앞장서 왔던 진보정치가 앞으로도 가장 선두에 설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우리가 선거기간 동안 들었던 그 모든 말들, 바람들, 고통들, 애환들. 거기에 우리의 길이 있습니다. 다시 거리로 가겠습니다. 현장으로 가겠습니다. 아픔으로 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겨레21 뉴스레터 <썸싱21> 구독하기
<한겨레21>과 동행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