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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투표 기억 못해” 점심에 또 온 취객…‘사전투표’ 깜빡한 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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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투표 기억 못해” 점심에 또 온 취객…‘사전투표’ 깜빡한 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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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대 대선 투표일인 3일 오후 충북 청주 사창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5.6.3. 연합뉴스

제 21대 대선 투표일인 3일 오후 충북 청주 사창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5.6.3. 연합뉴스


“제가 투표를 했다고요?”

청주에서 만취한 채 아침에 투표를 한 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시 투표장을 찾은 남성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3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쯤 청주 분평동 모 투표소에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확인된 60대 A씨가 중복 투표를 하려 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당시 선거사무원은 A씨에게 “선거인 명부상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안내했다. 근처에서 이를 들은 다른 유권자가 “중복 투표를 하려는 게 아니냐”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실제 A씨는 오전 8시 30분쯤 이곳에서 투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술에 취한 탓에 투표를 마친 것을 모르고 약 4시간 뒤에 재차 투표소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당시에도 A씨의 몸에선 술 냄새가 많이 났다”며 “그가 실수한 사실을 시인하고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돌아갔기 때문에 사건처리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투표관리관 도장 안 찍힌 투표지 배부
선거사무원 실수로 서명 잘못 받아 유권자 발길 돌리기도


이날 강원지역 투표소에선 선거사무원이 서명을 잘못 받아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일도 발생했다.

강원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춘천시 한 투표소를 찾은 B씨는 “이미 투표한 것으로 확인된다”는 선거사무원의 설명에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러나 선관위는 비슷한 이름의 다른 유권자로부터 잘못 서명을 받은 실수를 확인했고, 이를 바로잡은 뒤 A씨에게 다시 투표에 참여할 것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관악구 신사동 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지와 기표 도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5.28 [공동취재]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관악구 신사동 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지와 기표 도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5.28 [공동취재]


인제군의 한 투표소에서는 투표관리관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지가 배부됐다.

마을주민의 이의제기로 확인한 결과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지 10장 정도가 배부돼 기표까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미처 도장을 찍지 못한 투표지를 나눠주는 실수를 했다”면서 “해당 투표지는 정상적으로 유효표로 인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전투표 후 중복 투표 시도 사례도 빈번

춘천지역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이날 오전 6시 17분쯤 80대 여성 C씨가 투표소를 찾았다가 이미 사전투표를 한 사실이 확인돼 돌아가기도 했다.

C씨는 3시간 뒤 지인과 함께 다시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재차 투표를 하려 했다.

선관위는 C씨의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지인의 이야기 등을 토대로 이중 투표하려는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울산에서도 사전투표를 해놓고 또 투표하겠다며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울산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중구 중앙동 제1투표소에 술에 취한 50대 남성 D씨가 찾아와 투표하려고 했다.

선거인명부 확인 과정에서 D씨가 이미 지난달 30일 사전투표한 것으로 확인되자, 투표사무원들은 “또 투표할 수 없다”며 D씨를 투표소 밖으로 안내했다.

D씨는 그러나 이날 오후 1시쯤 다시 투표소로 찾아와 여전히 술에 취한 채 횡설수설하며 6분가량 소란을 피웠고,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D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오후 울산 남구 월평초등학교 체육관에 설치된 신정4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본인확인하고 있다. 2025.6.3.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오후 울산 남구 월평초등학교 체육관에 설치된 신정4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본인확인하고 있다. 2025.6.3. 연합뉴스


오전 6시 40분쯤에는 동구 일산동 제2투표소에서 남성 유권자 1명이 투표용지를 받기 전 선거인명부 확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적지 않으면서 투표사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투표사무원들이 규정상 선거인명부에 이름을 정자로 또박또박 써야 한다고 안내했으나, 이 남성은 서명 도용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글자를 흘려 쓰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 남성은 또 투표용지의 진위를 따지면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려고 했다.

결국 경찰관과 투표사무원들은 이 남성을 퇴거 조치했다.

울산선관위는 이 남성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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