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서 40대 가장이 처자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 1일 새벽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승용차에 태우고 전남 진도항에서 바다로 돌진했습니다. 혼자 차에서 빠져나온 남성은 광주로 도망쳤고, 가족들만 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4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큰 빚 때문에 힘들어서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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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컴한 밤바다에서 승용차를 건져냅니다.
어제(2일)저녁 7시 20분쯤 전남 진도항 바닷물 속에서 발견된 차량입니다.
차 안에서는 여성 1명과 남성 2명의 시신이 나왔습니다.
40대 엄마와 고등학생 두 아들입니다.
경찰은 어제(2일) 오후, 숨진 두 아들 가운데 작은아들과 연락이 안 된다는 학교 교사의 신고를 받고 어디에 있는지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49살 지 모 씨와 그의 아내, 큰아들도 연락이 안 됐습니다.
하루 전인 지난 1일 새벽 진도항 인근에서 마지막 휴대전화 위치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가족의 승용차가 바다에 떨어지는 CCTV를 봤습니다.
수색 끝에 차와 일가족 3명의 시신은 찾았지만, 지 씨는 없었습니다.
지 씨는 혼자 뭍으로 나왔고, 가족을 구하는 대신 지인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도망쳤습니다.
이후 약 44시간 만인 어젯밤 9시 9분쯤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 씨는 경찰에서 "거액의 빚 때문에 힘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차에 태우고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로 돌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 운전석과 조수석 창문을 열어 두고 본인만 빠져나왔습니다.
지 씨는 건설 현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가족과 함께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 살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생활 보장 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지 씨 아내와 두 아들의 시신 부검을 맡겼습니다.
지 씨를 광주로 데려다준 50대 지인도 범인도피 혐의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취재기자 조승현)
(화면제공 목포해양경찰서)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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