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계단과 징검다리, 벽 등 장애물이 많은 지형에서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복잡한 지형에서 천천히 이동하던 기존 사족보행 로봇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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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지형에서도 시속 14.4㎞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속도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보다 2~3배 빠른 수준이다. 해당 기술은 연구팀이 2022년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에 적용됐다.
KAIST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가 실험실에서 징검다리와 벽 등 장애물을 넘으며 이동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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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지형에서도 시속 14.4㎞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속도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보다 2~3배 빠른 수준이다. 해당 기술은 연구팀이 2022년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에 적용됐다.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라이보는 마치 파쿠르 동작을 구현하는 듯 수직 벽을 달리고 1.3m 폭의 간격을 뛰어넘으면서도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파쿠르는 사람이 맨몸으로 담을 뛰어넘거나 건물 사이를 빠르게 넘나드는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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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능해
핵심은 로봇의 발 디딤 위치를 계획하고, 계획된 발 디딤 위치를 정확히 따라가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로봇이 안전하게 디딜 수 있는 여러 후보 경로를 계산해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경로는 미리 걸러내도록 했다. 특히 사족보행 로봇이 고속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내부 소프트웨어의 계산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고양이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고양이는 앞발이 밟았던 지점을 뒷발로 따라 디디는데, 이 구조를 사족보행 로봇에도 적용했다. 이 구조는 앞발의 움직임만 계산하면 돼 기술 구현에 필요한 계산량을 크게 줄였다.
황보 교수는 “기존 사족보행 로봇은 주변 지형지물을 인식한 뒤 한걸음 나가는 것만 계산해 움직였지만, 라이보는 3~4걸음 나갈 경로를 미리 계산해 움직이기 때문에 복잡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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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보’는 어떤 로봇?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2'가 경북 상주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4 상주곶감마라톤 풀코스(42.195㎞)'를 4시간 19분 52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풀코스 마라톤 완주한 라이보2. 사진 KAIST |
황보 교수 연구팀은 2022년 해변의 모래사장에서도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를 처음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성능을 개선한 ‘라이보2’가 마라톤 풀코스(42.195㎞)를 4시간 19분 52초의 기록으로 완주하기도 했다. 사족보행 로봇이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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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황보 교수가 설립한 라이온로보틱스는 지난해 싱가포르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실험용으로 ‘라이보’를 판매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황보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사족보행 로봇이 앞으로 재난 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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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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