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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표 K소주' 하이트진로, 필리핀 넘어 전세계로…'진로 대중화' 박차

뉴시스 변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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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표 K소주' 하이트진로, 필리핀 넘어 전세계로…'진로 대중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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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철저한 현지화'로 안착…K컬처 행사·대학가 접수
2030년 해외 소주 매출 5000억 목표…'와인·사케와 나란히'
[마닐라=뉴시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수도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하이트진로 제공) 2025.05.27. photo@newsis.com

[마닐라=뉴시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수도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하이트진로 제공) 2025.05.27. photo@newsis.com



[마닐라=뉴시스]변해정 기자 = "한국도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술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건넨 첫 마디다.

김 대표는 '한국의 대표 술' 소주를 일본의 사케, 프랑스의 와인, 러시아의 보드카, 멕시코의 테킬라와 견줄 만한 입지로 키우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 꿈은 "세계인의 일상과 함께 한다"는 하이트진로의 '글로벌 비전 2030'으로 가시화하며 한 발 더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비전 2030은 2016년 선언한 '소주 세계화'를 넘어 '진로(JINRO)의 대중화'에 방점을 찍고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골자다.

전 세계인이 진로 브랜드를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쉽게 즐기는 대중화를 이뤄내면 자연스레 실적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셈법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은 1534억원이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30를 실현하는 데 필연적인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필리핀을 택했다.

필리핀에 진출한 지 약 30년 만에 소주를 시장이 주목하는 산업으로 키운 데 이어 앞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올리고 이를 동력 삼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것이다.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은 "필리핀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 안정적인 고(高)성장으로 진입하는 게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가정에서 현지 유흥 시장으로 넓혀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마닐라=뉴시스] 필리핀 마닐라의 현지인 인기 한식당인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필리핀 젋은이들이 하이트진로 소주와 안주 삼겹살을 즐기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photo@newsis.com

[마닐라=뉴시스] 필리핀 마닐라의 현지인 인기 한식당인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필리핀 젋은이들이 하이트진로 소주와 안주 삼겹살을 즐기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photo@newsis.com



필리핀은 동남아 국가 중 소주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된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에서 진로 소주 판매량은 동남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마닐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로는 판매가 급증하며 2022~2024년 연평균 41.7% 성장했다.


현지 소주 시장 점유율은 67%에 달한다.

과거엔 필리핀에 거주하는 교민과 관광 온 한국인이 주 소비층이었지만, 지금은 현지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실제 마트마다 '노른자위' 진열대에는 진로가 깔려 있고, 현지 7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한식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에선 소주를 마시는 현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하이트진로의 2023년 현지 소주 수출 물량은 2013년과 견줘 약 3.5배 늘었다.

같은 기간 필리핀 내 재외동포(8만8000명→3만4000명) 수가 약 61%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진로의 주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부친에 이어 2대째 하이트진로의 현지 납품을 담당하는 교포 강정희 K&L 대표는 "아버지가 초록색 소주병을 들고 다니며 영업하던 시절엔 소주의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면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소주가 인기를 끌었고, 2018년부터 연간 평균 약 15%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K&L는 하이트진로만 30년째 거래를 이어오고 있으며, 소주 납품 증가에 대응해 물류창고를 추가 건립 중이다.

현재는 마닐라와 세부, 클락 3곳에 각각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시장에서 ▲젠지 세대(Generation Z, 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공략 확대 ▲K-컬처 활용 확대 ▲지역적 확대 ▲로컬 아이콘(Local icon) 활용 확대 등 네 가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6~7월중 행사는 꽉 차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필리핀 팬클럽 모임인 '팬 나이트' 축제와 여성 주도로 결성된 학생단체가 주관해 의료비를 모금하는 행사에 주류 부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K컬처 팬들이 세부 해변에서 진행하는 파티에 참가하고, 졸업 시즌인 7월에는 대학교 모임에도 협찬한다.

또 필리핀 전역에서 신규 출시한 과일소주 '레몬에이슬'의 시음 행사가 예정돼 있다.

[마닐라=뉴시스] 필리핀 내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퓨어골드'(Puregold) 내 주류 매대에 진열돼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JINRO) 소주 제품들.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마닐라=뉴시스] 필리핀 내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퓨어골드'(Puregold) 내 주류 매대에 진열돼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JINRO) 소주 제품들.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발판 삼아 한국의 대표 술 소주를 일본의 '사케', 프랑스의 '와인', 러시아의 '보드카', 멕시코의 '테킬라'와 견줄 수 있도록 입지를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그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는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한국도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술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한류가 회사를 도와주고 있어 시기적으로 좋다. 진로가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굉장히 어렵다. 내수 영업도 힘든데 로컬 시장이 튼튼하게 자리잡고 있는 해외는 얼마나 더 어렵겠냐"고 반문하면서도 "시장과 매출이 없는 회사는 망한다. 영업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출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주류 산업의 문화와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 축제인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꼽았다.

그는 "경쟁사는 오비맥주도 롯데(칠성음료)도 아닌 넷플릭스"라면서 "술이 아닌 주류 문화를 팔아야 된다.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큰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어 "단순히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된 브랜드로 문화와 감성을 전하는 현지인들의 동반자가 되려 한다"면서 "필리핀을 넘어 아세안 전역에서 문화로서 진로를 즐길 수 있도록 주류 산업을 이끌어 한국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마닐라=뉴시스]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의 현지인 인기 한식당인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하이트진로의 현지형 콘텐츠 '진로 라이브'(Jinro Live)가 첫 선을 보였다. '컬투삼총사' 출신의 정성한 대표가 진행을 맡고 필리핀의 차세대 힙합 듀오 'GY'(Gab & Yen)가 참여했다. (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photo@newsis.com

[마닐라=뉴시스]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의 현지인 인기 한식당인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하이트진로의 현지형 콘텐츠 '진로 라이브'(Jinro Live)가 첫 선을 보였다. '컬투삼총사' 출신의 정성한 대표가 진행을 맡고 필리핀의 차세대 힙합 듀오 'GY'(Gab & Yen)가 참여했다. (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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