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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조기 소집해제, ‘고참 언니’가 된 최유리…“소연 언니 못 놔줘” [MK인터뷰]

매일경제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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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조기 소집해제, ‘고참 언니’가 된 최유리…“소연 언니 못 놔줘”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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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팀의 고참이 된 여자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최유리는 동생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쿠팡플레이 초청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신상우호는 이날 전반 2분 만에 정민영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강팀 콜롬비아를 상대로 저력을 보여줬지만, 후반 17분 김진희의 불운한 자책골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0-1 패배를 설욕하고자 했지만, 이번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최유리. 사진=김영훈 기자

최유리. 사진=김영훈 기자


이날 최유리는 신상우 감독의 3백 체제에서 우측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유경, 정다빈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압박을 펼치며 콜롬비아 수비진들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최유리는 부지런히 팀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으나, 전반 22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기회를 잡기도 했다. 최유리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강채림과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최유리는 “선수들 모두 한마음으로 뛰었다. 경기 초반부터 잘 맞아떨어졌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 동생들이 정말 잘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부분을 해줬다. 계속해서 소통했던 부분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3월 콜린 벨 전 감독 체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신상우 감독 체제에서 홈 2연전을 펼쳤다. 최유리는 “홈경기라고 부담되는 것은 없다. 현재 우리는 고참부터 막내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가 있다. 계속해서 발을 맞춰가고 있는 시기다. 홈이든, 원정이든 부담감을 떠나서 우리가 하나로 뭉치고 한발 한발 잘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부담을 느낄 여유가 없다”라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축구의 당면 과제는 ‘포스트 지소연 시대’다. 간판 지소연은 1990년생으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다음 세대를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최유리는 지소연을 이어 이제 맏언니로 팀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저와 (이)금민이가 고참이더라. 처음 고참 자리에 있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합을 맞춘 적이 처음이다. 부담감이 있었는데 동생들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좋은 출발을 했던 것 같다”라고 놀란 모습이었다.

이어 “대표팀 소집마다 아침에 언니들한테 인사를 했었는데, 점점 인사할 언니가 줄어들고 있다. 이상한 기분이다. 팀의 베테랑인 만큼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1990년생 언니들의 역할이 컸다. (지)소연 언니뿐만 아니라 (임)선주 언니, (김)혜리 언니 등 정말 많은 부분을 헌신하고 있었다. 언니들과는 함께 발을 맞춘 시간이 많다 보니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일이라고 생각했다. 금민이와 저는 중간에서 후배들과 가교 역할에 집중해 왔다. 아직 배울 부분이 많다. 언니들한테 계속해서 배워가고 있다. 언니들을 못 놔줄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2연전에서 지소연은 1차전 일정만 소화했다. 오는 7월 국내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차출 협조를 위한 소속팀 시애틀 레인과의 협의 사안이었다. 지소연은 지난달 31일 공식적으로 신상우호 조기 소집해제를 알렸다. 지소연은 떠나기 전 최유리와 이금민에게 조언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최유리는 “소연 언니가 먼저 갔다. 아쉬웠다. 그런데 언니가 저와 금민이한테 ‘둘이서 팀을 많이 이끌어줘야 한다’라고 말해줬다. 부담이었고, 무언가 경고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 무게감이 있는 말이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했다.

끝으로 최유리는 7월 열리는 동아시안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중요도가 크다. 친선 경기를 치렀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프리시즌인 만큼 계속해서 몸 관리에 힘을 써야 한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계속해서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대회를 앞두고 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용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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