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분의 1 왔죠"... '열 돌' 맞은 엔플라잉, 본 게임은 지금부터 [HI★인터뷰]

올해 데뷔 10주년, 군백기 마친 멤버들 완전체로 정규 2집 '에버래스팅' 발매

엔플라잉은 지난달 28일 정규 2집 '에버래스팅(Everlasting)'을 발매하고 컴백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 엔플라잉(N.Flying)이 군백기를 마친 멤버들과 완전체로 의미있는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2년여 만에 완전체로 뭉친 엔플라잉은 10주년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제 8분의 1을 왔다 싶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엔플라잉은 지난달 28일 정규 2집 '에버래스팅(Everlasting)'을 발매하고 컴백했다. 앞서 멤버들의 군백기를 이어왔던 엔플라잉은 올해 초 멤버 김재현의 소집해제를 끝으로 다시금 완전체 전열을 갖췄다. 이번 앨범은 이들이 2년여 만에 완전체로 선보이는 새 앨범으로, 올해 데뷔 10주년과 맞물려 발매된 만큼 엔플라잉과 팬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엔플라잉이 완전체로 이어갈 새 여정의 시작점이 되는 앨범인 '에버래스팅'은 '영원한', '변치 않는'이라는 뜻을 지닌 앨범명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영원의 순간을 간직하며 변치 않을 것임을 약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엔플라잉은 "10주년이기도 하고 2년 만에 오랜만에 내는 데다 두 번째 정규 앨범이라 더 신중하게 작업하고 좀 더 음악적으로 다양하게 하고 싶어서 시도를 많이 했다"라며 "(앨범 발매 후) 생각했던 엔피아(엔플라잉 공식 팬덤명)들의 반응이 나와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가수로서 데뷔 10주년은 큰 의미를 갖는 일련의 분기점인 만큼, 완전체 컴백과 함께 이를 맞이한 엔플라잉의 소회 역시 남달랐다. 유회승은 "10주년이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지긴 하더라"며 "사실 지난해부터 기대가 됐다. 재작년부터 10주년을 기대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더니 지난해부턴 계속 두근거렸고, 올해가 시작됐을 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공연을 기획하면서 기대감이 큰 만큼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유회승은 "너무 많은 것을 하고 싶다 보니 힘든 적도 있었지만 막상 팬분들과 만나고 10주년 날짜가 됐을 때 5명이 함께 앉아서 라이브를 켜서 팬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순간의 감정이 너무 특별해서 행복했다"라며 "이런 순간들만 계속 지속된다면 조금 더 힘들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 정도로 행복했다. 이게 숫자 10이 가진 힘인가 싶기도 하다. 팬분들이 오래 기다려준 만큼 더 많은 것들도 함께 하고, 그동안 보지 못한 팬분들도 만나러 여기저기 많이 가면서 마치 다시 데뷔한 것처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며 앞으로 쭉 다시 나가보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80살까지 엔플라잉으로 밴드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은 엔플라잉 멤버들. 김재현은 "10주년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이제 8분의 1 왔다' 싶더라"며 "10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질 정도로 바쁘게 왔는데, 앞으로 80주년이 될 때까지 항상 10주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설레는 기분을 갖고 싶다"라며 앞으로 이어갈 엔플라잉 활동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0년의 시간을 거치며 이젠 또 하나의 가족이 됐다는 멤버들은 자신들의 돈독한 관계가 엔플라잉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자 강점이라고 말을 이었다.

차훈은 "가끔 '우리는 성만 다르고 문서만 없지, 가족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때가 굉장히 많다"라며 "그런 모습들이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고 장난도 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모습들과 케미가 저희의 강점이지 않나 싶다"라고 팀워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군백기, 엔플라잉 향한 멤버들 진심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엔플라잉은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멤버들의 군백기를 끝내고 2년여 만에 다시 완전체로 모인 만큼,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도 한층 깊어졌다는 이들이다.

유회승은 "공백기 기간에도 멤버들과는 자주 만났지만 엔플라잉의 이름으로 둘이서(유회승 이승협) 지낼 때는 빈자리가 크고 허전했다. 그 시간 동안 같이 기다려준 팬분들과 고생한 멤버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앨범과 콘서트다 보니 그 순간들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벅찬 느낌이 들더라"고 말했다.

서동성은 "저희가 군백기를 갖는 동안 남아있는 형 둘이서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저희가 군복무 중일 때는 걱정을 할까봐 그런 내색을 전혀 안 했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도 '와 줘서 고맙다'라는 말 한 마디만 해주더라. 그 사이에 노력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고, 승협이 형이 저희에게 '너네가 와서 이 곡들을 채워주길 기다렸다'라는 것을 많이 느끼게끔 해줘서 감동을 받았다"라고 군백기 동안 팀을 지켰던 이승협과 유회승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군백기를 맞은 멤버들에게 "돌아오면 더 재미있게 넓은 곳에서 놀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했던 이승협과 유회승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 사이 이승협은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활약을 하며 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유회승 역시 뮤지컬로 활동 저변을 넓히며 엔플라잉의 저력을 입증했다. 그 사이 다양한 페스티벌 무대 등에도 오르면서 엔플라잉은 차근차근 자신들의 무대를 넓혀 나갔다.

이승협은 "사실 '더 큰 공연장을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할 때 부담은 있었다. 하지만 멤버들이 군대를 다녀오는 마음이 분명 더 무거웠을 거기 때문에 안심시키려는 마음도 있었다"라며 "막상 회승이가 열심히 뮤지컬을 하고 있을 땐 제가 뭔가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초조할 때도 있었고, 회승이와도 이야기를 하면서 고민도 많이 했었다. 분명히 불안함은 있었지만 엔플라잉 멤버들에게 기대서 힘을 얻고 이를 통해 촬영도 하곤 했던 것 같다"라고 당시의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유회승은 "멤버들이 엔플라잉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또 한 번 느끼게 된 계기였다"라며 군백기를 마치고 돌아온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악기의 특성상 (악기에서) 손을 놓게 되면 무엇보다 실력이 퇴화되는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멤버들 역시 군 복무를 하면서 불안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휴가를 나오면 나와서 바로 연습을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군대에 가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감동 아닌 감동을 받았다. 계속 악기를 만지면서 나왔을 때 준비된 모습으로 바로 컴백을 준비하고자 하는 자세가 멋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넥스트 10주년? 변치 않는 건 음악에 담긴 진심"

10주년을 맞은 지금,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멤버들의 마음가짐은 이번 앨범에 여과없이 담겼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10주년을 맞은 지금,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멤버들의 마음가짐은 이번 앨범에 여과없이 담겼다.

이승협은 "''에버래스팅'을 준비하면서 엔플라잉의 색깔은 뭘까?'를 많이 생각했다. 아직도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그걸 알아봐 주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조금 더 라이브에 집중해 생동감 있는 느낌을 들려드리는 데 집중했다"라며 이번 앨범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유회승 역시 "어느 순간부터 저희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이게 엔플라잉의 색이지'라고 인정해주시는 부분이 있더라"고 공감했다. 그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는 기존에 보여드린 엔플라잉의 색깔을 이어가면서도 점점 음악적 다양성과 방향성이 확장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나 욕심이 났던 것들에 손을 대 보는 과정을 통해 한층 다양한 장르의 곡들도 앨범에 담게 됐다"라며 한층 확장된 엔플라잉의 음악색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타이틀 곡 '만년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엔플라잉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항상 네 마음에 변함없는 내가 되고 싶다'라는 내용을 담은 가사에 대해 유회승은 "팬분들에게 저희가 어떠한 밴드로 있고 싶냐는 데 대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10주년을 맞은 저희가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음악을 해나가고 싶은지에 대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포괄적인 의미를 담은 곡"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데뷔 10주년을 넘어 이제 '넥스트 10년'을 향한 첫 걸음을 뗀 엔플라잉의 2막은 어떤 여정으로 채워질까. 이승협은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매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작업에 담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것은 그 때의 제 진심을 음악에 담는다는 것일 거다. 여기에 더해 조금 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 지금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앨범 발매와 함께 완전체 콘서트도 개최하며 본격적인 올해 활동의 포문을 연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에 대한 솔직한 욕심을 전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성적) 욕심이요? 너무 욕심 나요. 가능한 1등까지도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발매하고 빠르게 인정받는 앨범도 있고, 한 곡 한 곡 들어주시다가 누군가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아서 어느 순간 '이 앨범이 정말 좋더라'고 인정받는 경우도 있듯이 빠르면 좋겠지만 빠르지 않더라도 언젠가 이 앨범에 담긴 곡들이 모두 인정받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