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은 하이브가 ‘오너 리스크’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방시혁 의장이 4000억원 규모 이면계약 논란을 자초하면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여 이들 주식을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 팔도록 했다. 하지만 1년 뒤 방 의장은 상장을 추진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 PEF와 투자 이익을 30% 공유하는 ‘언아웃(earn-out)’ 주주 간 계약도 체결했다. 만약 정해진 기간 내에 상장에 실패하면 지분을 방 의장이 되사는 계약도 포함됐다. 방 의장은 계약에 따라 나중에 약 4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정산받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행동이 자본시장법에 위반되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진 뒤 하이브 주가는 급락했다. 5월 29일 종가는 27만2000원으로 전일(27만9000원)과 비교해 7000원 떨어졌다. BTS 완전체 복귀 기대감으로 치솟은 하이브 주가에 오너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방 의장의 오너 리스크는 지난해에도 불거진 바 있다. 어도어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이 이어지는 와중에 방 의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명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와 동행하는 것이 유튜브에 포착되면서다.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가 경영 활동에 소홀한 채 사생활 논란만 자초한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당시 주가도 급락했다. 18만원대였던 주가는 사생활 논란 이후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최창원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2호 (2025.06.04~2025.06.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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