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당선 시 "30조 추경" 외친 이재명… '1호 업무지시'는 경제 상황 점검

한국일보
원문보기

당선 시 "30조 추경" 외친 이재명… '1호 업무지시'는 경제 상황 점검

서울맑음 / -3.9 °
"당정관계, 수평적으로… 당 의견 존중"
"국민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하겠다"
정치 입문 결심한 '성남 주민교회' 방문
"소년공 꿈꾸고, 시민운동가 사회변화 일군 곳"
성남시민에 "'쓸 만하더라' 해 달라" 투표 호소
"절대 편 가르지 않겠다" 통합 메시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경기 성남시 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성남시의료원 앞에 대기하고 있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경기 성남시 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성남시의료원 앞에 대기하고 있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21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 정책과 인사, 당정관계 등 '대통령 당선 이후의 대한민국' 청사진을 그렸다. 당선 시 '1호 업무지시'로 경제 상황 점검을 꼽는 등 "민생 문제를 (먼저) 챙기겠다"고 언급했고, 3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의지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돌며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성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심’을 새겼고,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에서 '마지막 유세'를 열 예정이다. 이날 하루에만 라디오와 유튜브 4개 채널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온라인에서도 마지막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주목할 문제 민생, 30조 이상 추경하겠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주민교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주목해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생"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경제상황점검을 가장 먼저 지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기자회견 등에서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개혁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우선순위는 경제회복과 민생회복에 주력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당선 후 추경 편성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광장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끝까지 반대하더니 갑자기 추경 30조 원을 하자고 공약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일 선거가 끝나서 혹시 저희한테 기회를 주시면, 30조 원은 기본으로 하고 그 이상으로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 당장 말라 비틀어 죽는 골목 서민경제에 숨통이 트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TV 유튜브에 나와서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 시간표를 꺼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상법 개정은 한 달도 안 걸린다. 2, 3주 안에 처리하고 거부권 행사 안 하면 된다"며 "쉽게 할 수 있는 조치 몇 가지만 해도 주식시장이 상당히 회복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선 후 당정 관계와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후보는 “인사든 정책이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며 “당정관계도 수평적으로, 일상적으로 해 나가겠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게 할 것인가의 제1의 기준은 ‘국민에게 충직한가’이다”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더 중점을 두겠다. ‘배제’ 기준은 적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등을 전부 생중계하면 국민들이 직접 보기 때문에, 많이 할수록 좋다"며 "국민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어스테핑'에 대해서는 "5,200만 명의 운명이 달린 중대한 국정에 대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담회를 하더라도 준비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신중론을 펼쳤다.

정치 결심한 곳에서 "초심" 마지막까지 "통합"


이날 이 대표는 '정치적 고향'인 성남을 찾아 유세했다. 행선지였던 성남 주민교회는 지난 2004년 시민운동을 하던 이 후보가 성남의료원 조례안 처리 무산 후 동료들과 함께 “우리가 성남시장 합시다. 우리가 병원 만듭시다”라고 말하며 결의를 다졌던 곳이다. 이 후보는 “제가 처음 정치를 결심할 때의 초심을 되새기고 제 진심을 진지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성남시민들에게 건강한 삶을 보장해주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었고 그 마음을 한시도 잊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성남을 ‘정치적 고향’으로 부각하는 데 힘썼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소년공 이재명이 고난도 겪었지만 꿈도 키워냈고, 시민운동가 이재명이 사회변화를 일궈낸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여기서 조금 잘 했다고, 온 동네 소문나서 제가 도지사 되고, 대통령 후보도 됐다. 큰 살림 맡기면 몇 십 배 더 잘 할 건데, 그럴 기회를 누려보지 않겠느냐”며 “‘내가 이재명 써 봤는데 쓸 만하더라’고 여기저기 후기 좀 많이 써 달라”고 말하며 투표 독려를 요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경기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경기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 후보는 서울 강북에서 출발해 경기 하남과 성남, 광명을 거쳐 다시 서울 강서, 여의도에서 마무리를 짓는, 수도권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하루에 6번 유세를 진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통합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첫 유세 장소였던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절대로 국민 편 가르지 않겠다”며 “반쪽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를 대표하고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는 진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여러분께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파란색에 의지해 대통령 됐을지라도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배제하지 않겠다”며 “파란색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을 드리지 않을 테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란 종식’ 메시지를 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성남 유세에서 “내란행위의 책임을 묻는 게 이번 대선”이라며 “다시는 꿈도 꿀 수 없게 만드는 게 이번 대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종적인 책임자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왜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면서 ‘김문수 찍어주면 내가 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다니는 것이냐”며 “이거 용납할 수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곽주은 인턴 기자 jueun1229@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