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예 기자] 호텔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방한객이 급증하며 객실 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3분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가 예고되며 호텔업은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러한 상황 속에 낮은 처우와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호텔업 종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감소하며 호텔들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와 정부는 분주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으며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호텔업계, '만실 행렬' 이어져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71만7113명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을 소폭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16.7% 증가한 수치다.
호텔업계, '만실 행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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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71만7113명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을 소폭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16.7% 증가한 수치다.
방한객 상승세는 지난 1분기부터 꾸준히 이어지며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올해 1~4월 방한객은 5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동기간의 101.8%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중국(157만명), 일본(104만명), 대만(55만명), 미국(43만명), 필리핀(19만명) 순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호텔업계는 이례적인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08억원, 당기순이익 346억원으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호텔 부문 1분기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지난해 147억원 대비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또 제주도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는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130억25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48.2% 급증했다. 이 밖에도 파라다이스그룹도 1분기 영업이익은 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뛰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객실 가동률도 높은 편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수도권에서 운영하는 6개 호텔(조선 팰리스·웨스틴 조선 서울·레스케이프·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명동·그래비티 조선 서울 판교)의 지난 1분기 객실 평균 가동률은 80%이며 이 중 외국인 비율은 70%에 달했다. 아울러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5월 방문객의 경우, 극성수기인 지난해 8월 기록을 경신했으며 객실 예약률도 87.6%를 기록하며 지난 4월(86%) 세운 자체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이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3분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예정돼 호실적이 예상된다. 여행산업 연구센터 야놀자리서치가 인공지능 활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방한객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7%가량 증가한 약 1873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밖에도 K팝, K뷰티 등 한국의 콘텐츠와 산업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국을 향한 관심은 인접한 아시아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 브라질, 프랑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벨기에, 스위스, 불가리아, 오스트리아, 그리스, 호주 관광객은 2019년 대비 2배 늘었다.
'직원 확보'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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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할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 업계와 정부는 원활한 인력 수급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먼저 호텔업계는 대규모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최근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신입, 경력 사원 400명에 대한 채용 계획을 밝혔다. 이는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채용이다. 모집 분야도 객실관리부를 비롯해 식음료 부문과 관리부서, 카지노 딜러 등 사실상 전 부문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3월 이후 호텔과 식음업장(F&B), 카지노에 걸쳐 내외국인 관계없이 이용 고객이 급증하면서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채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파르나스호텔은 지난달 22일 업계 최대 규모의 채용 행사인 '파르나스 커리어 페어(Parnas Career Fair)'을 진행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이번 채용 행사를 통해 9월 개관 예정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를 비롯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파르나스 호텔 제주,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 등 전사적으로 200여 명의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2024년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비자 허용 업종에 호텔·콘도업을 추가하고 서울, 부산, 강원, 제주 지역 호텔·콘도업에서 건물 청소원과 주방 보조원 업무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15일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서비스업 고용허가제 운영개선·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이번에 발표한 개선안에 따르면 호텔·콘도업에서 기존에 허용된 4개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자치단체가 신청할 경우 외국인력 고용을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당분간 시범 사업 형태를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인력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리어를 준비하다 최근 진로를 바꿨다고 밝힌 홍모씨(25세)는 "중학생 때부터 호텔리어를 지망해 중국어, 일본어를 독학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고 관련해 아르바이트도 했다"며 "막상 업계를 경험해 보니 높은 물가 대비 월급이 터무니없이 적고 새벽 출근도 빈번한데, 택시비, 주차비같은 기본적인 지원이 안 돼 고민 끝에 다른 쪽 진로를 알아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도 "최근 많은 직군이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있지만, 특급호텔의 경우 업종 특성상 대면 서비스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라며 "그런 인력은 주로 사회 초년생 위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의 취업 준비생들이 대학생일 때 코로나가 터지고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서비스직에 대한 선호가 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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