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소 1㎞ 지점에서 수상인물 향해 발포"
주민들 "발포 지점 1㎞ 근방... 드론 사격도"
부상자 170명 이상... 팔다리 잘린 환자도
이스라엘군이 구호물품을 받으러 온 가자지구 주민들을 상대로 발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군은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지만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군인이 우리를 향해 총을 쐈다" "전차와 드론 사격도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에서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31명이 사망하고 17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암르 아부 테이바는 AP통신에 "모든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왔다"며 "전차와 드론에서도 사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아부 테이마는 "같이 배급소로 향하던 사촌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을 상대로 조준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발포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배급소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수상한 인물을 향해 발포했지만, 배급소 인근이나 내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상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GHF도 "아무런 이상 없이 트럭 16대 분량의 식량 배분을 마쳤다"고 밝혔다.
주민들 "발포 지점 1㎞ 근방... 드론 사격도"
부상자 170명 이상... 팔다리 잘린 환자도
지난달 칸유니스 나세르병원 공습으로 숨진 가자지구 주민의 장례식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2일 오열하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
이스라엘군이 구호물품을 받으러 온 가자지구 주민들을 상대로 발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군은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지만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군인이 우리를 향해 총을 쐈다" "전차와 드론 사격도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에서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31명이 사망하고 17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암르 아부 테이바는 AP통신에 "모든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왔다"며 "전차와 드론에서도 사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아부 테이마는 "같이 배급소로 향하던 사촌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을 상대로 조준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발포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배급소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수상한 인물을 향해 발포했지만, 배급소 인근이나 내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상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GHF도 "아무런 이상 없이 트럭 16대 분량의 식량 배분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총격이 발생한 지점이 바로 이스라엘이 언급한 배급소 1㎞ 근방"이라고 반박했다. 가자 주민들이 배급소 운영 시작 전인 새벽부터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향해 총을 쐈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하니 바라카는 영국 가디언에 "이스라엘군은 처음에는 드론을 보내 '오전 6시에 배급소가 열린다'고 공지했다"며 "이후 사람들이 배급소에서 1㎞ 떨어진 교차로에 다다르자 사격을 시작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수상한 사람을 쐈다고 했지만, 그 '수상한 사람'이 배급을 받기 위해 모여든 가자 주민들이었단 얘기다.
지난달 가자지구 베이트라히야에서 주민들이 음식을 얻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베이트라히야=AP 연합뉴스 |
부상자들이 몰려들면서 인근 병원도 아수라장이 됐다. 나세르 병원 의료진은 "라파 배급소 근처에서 벌어진 대학살로 인해 병원은 재앙적 상황"이라며 "대부분 부상자들은 상반신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야린 아부 알 나자는 가디언에 "형이 등에 총을 맞아 당나귀 수레로 병원에 실려갔다"며 "병원에는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도 있었고, 병상도 없어 형은 바닥에 눕혀졌다"고 한탄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이스라엘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GHF가 예상대로 가자 주민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리프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호품 배분은 이제 죽음의 함정이 됐다"고 비판했다. GHF는 하마스가 주민들의 구호품을 약탈한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설립한 신생 단체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구호물자를 무기화한다며 GHF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구호물자 수령을 방해하는 세력은 하마스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드론 촬영 영상을 공개했는데, 복면을 쓰고 무장한 남성이 구호품을 가져가는 가자 주민들을 향해 총을 쏘거나 돌을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이는 칸유니스에서 촬영된 영상이라, 라파 학살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