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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새 대통령에 '친트럼프' 나브로츠키...'친유럽' 내각과 갈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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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새 대통령에 '친트럼프' 나브로츠키...'친유럽' 내각과 갈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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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결선 투표서 승리 확정돼
투스크 정부 정책 차질 빚을 듯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카롤 나브로츠키가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손가락으로 '브이(V)'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바르샤바=로이터 연합뉴스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카롤 나브로츠키가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손가락으로 '브이(V)'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바르샤바=로이터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가 당선됐다. 민족주의 우파 야당인 법과정의당(PiS) 지원을 받으며 선거를 치른 그가 대통령에 오르면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란드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가 혼합된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이 군 통수권, 법안 거부권, 의회 해산권 등을 갖고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견제한다. 특히 유럽 내 대표적인 친(親)유럽연합(EU) 인사인 투스크 총리와 달리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반(反)EU 노선을 주창하고 있어 여러 갈등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동맹보다는 국익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 온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2일 폴란드 가제타 비보르차 등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나브로츠키가 50.98%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인 시민플랫폼(PO)의 후보로 출마한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 바르샤바 시장은 49.11%를 얻었다. 투표율은 71.63%였다.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13명이 출마했지만 과반 득표 후보가 없어 트샤스코프스키(1위·31.36%)와 나브로츠키(2위·29.54%)가 결선을 치렀다.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1차 투표에서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에 소폭 뒤졌지만 결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권투 선수 및 역사학자 출신의 정치 신인인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스스로를 "애국주의 진영의 대표자"라고 묘사해 왔다. 기독교적 가치를 추종한다는 명분하에 임신중지(낙태) 범죄화를 지지했고, 동성 결혼 등 성소수자 권리도 인정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는 'EU가 너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이러한 체제 탓에 폴란드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펴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축소, 유럽 난민협정 탈퇴 등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폴란드의 안전 보장 등 국익을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정부와의 친분을 선거 캠페인에서 과시해왔다. 트럼프 정부도 나브로츠키 당선인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기도의 날 행사에서 나브로츠키 당선인과 만났고,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폴란드 야시온카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나브로츠키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