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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 40도' 누구도 경험 못한 이라크 원정…홍명보 신중 접근 "손흥민 무리시키지 않을 것"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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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 40도' 누구도 경험 못한 이라크 원정…홍명보 신중 접근 "손흥민 무리시키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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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생소한 원정길이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임박한 홍명보호가 결전지로 출국했다. 미지의 땅에서 펼치는 일전이라 부상 여파에 시달리는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활용도가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라크로 떠났다. 외교부가 정한 여행 금지 국가인 이라크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9차전을 펼친다. 이를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전세기를 띄워 대표팀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이라크는 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A매치를 소화한 손흥민조차 밟아보지 못한 곳이다. 이라크 원정 경기는 지난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펼친 친선전 이후 35년 만이다. 더구나 지금은 오랜 내전과 종파 간 갈등, 정부의 치안력 부족 등으로 범죄 위험이 상당한 곳이라 더욱 다가가기 힘든 장소다.

축구협회는 이라크 원정을 대비해 외교부와 긴밀히 소통했다. 대표팀이 현지에서 이동시 경호 인력과 방탄 차량 등에 둘러 싸여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을 수 있게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원정 인력도 꼭 필요한 스태프로 한정해 팬과 취재진 동행 없이 외로운 싸움에 임하게 됐다.


이라크의 낯설음은 기온도 한몫한다. 중동 국가답게 대표팀이 체류하는 동안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도 이겨내야 한다. 경기가 열리는 시간은 현지 밤 9시로 해가 진 이후이긴 하나 따스한 기후에서 뛰던 국내 선수들이 단기간 고온을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많은 계산을 하고 있다.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나 "환경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지에 들어가 이틀 동안 준비를 잘 마치겠다"며 "현지 날씨가 40도 이상 된다는데 우리도 1~2주 정도 더웠던 만큼 어느 정도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국내 축구팬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상대의 일방적인 응원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어 경기에 들어가기 전 머릿속에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환경 변수보다 홍명보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따로 있다. 3개월 만에 다시 모이는 터라 선수단의 일관된 컨디션을 보장하기 어렵다. 막 시즌을 마친 유럽파는 잠시라도 휴식기를 가졌던 터라 실전 감각의 하락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중을 높인 K리거는 지난 주말까지 경기를 뛰었기에 피로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대표팀 핵심들의 컨디션이 중구난방인 게 관건이다. 우선 주장인 손흥민부터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발 부상 여파로 시즌 최종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이 뛸 수 있는지 모호하다. 이라크에 도착해서 상황을 살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아직까지 손흥민과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본인의 출전 의지는 충분히 들은 상태다. 우리가 2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무리할 생각은 없다. 어느 경기에 포커스를 맞출지 현지에 가서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주장 없이 낯선 원정을 이겨내야 할 수도 있다.

대표팀의 주전이면서 소속팀에서는 출전시간 확보에 애를 먹은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몸상태도 따져봐야 한다. 황희찬은 "대표팀을 거의 10년 가까이 해왔고,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뛰어야 하는지 알고 있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의 관리 속에 뛰어왔기에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그는 "지난주까지 소속팀에서 충분히 훈련을 한 상태"라며 "컨디션과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유럽파들은 한 달 정도 안 뛴 상태"라며 황희찬과 이강인은 충분히 제몫을 해낼 것이라는 신뢰를 담았다.



신중하게 선수단을 구성한 홍명보호가 기대하는 새 얼굴이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11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전진우(전북 현대)가 히든카드로 점쳐진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전진우는 "확실히 관심이 다르다. 이제 대표팀에 합류한 게 실감된다"며 주장 손흥민과 만남에 대해서도 "옛날부터 플레이를 많이 보고 존경하던 선수다. 그런데 생각보다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빨리 친해져서 편하게 생활하고 싶다"라고 웃었다.

누구보다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전진우는 "내가 대표팀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모두 나보다 뛰어난 선수들이라 많이 배울 것"이라며 "최소한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같이 싸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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