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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중앙일보 정유진.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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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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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더중플 - 6.3 대선주자 탐구

대선 이전에 발행된 ‘대선주자 탐구’ 시리즈 중 이재명 대통령편을 모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호칭 등은 선거운동 기간 당시 기준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2024년 1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적어도 한국 정치판에서는 사어로 전락한 그 단어, ‘백색테러’가 현실화했다. 피해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경칭 생략)였다. 신공항 부지를 시찰하던 그가 괴한의 흉기에 목을 관통당해 쓰러졌다.

칼날은 좌측 경정맥에 밀리미터 단위로 근접했고, 출혈도 컸다. 하필 가덕도는 의료 소외지역이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구급차는 산불 진압용 경형 소방차량이었다. 들것조차 없는 상태에서 이재명은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두 번째 도착한 진짜 앰뷸런스에 실려 목숨을 잃기 전 부산대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긴급 처치 후 현장 판단에 따라 헬리콥터 편으로 서울대 병원으로 향한 이재명은 수술을 받은 뒤 겨우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다가괴한의 흉기 습격을 당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다가괴한의 흉기 습격을 당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21세기 대한민국 정치를 다시 해방 직후 암살이 난무하던 시절로 되돌릴 뻔한 퇴행적 사건이었다. 이재명은 간신히 몸을 추슬러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자 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위험 앞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생사를 오가는 동안 느꼈던 숙고의 결과물이었다. 그건 청중 전원을 충격에 빠뜨린 말이었다.

" 윤석열 정권이 돌발상황을 구실 삼아 계엄령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법률적 대응 방안과 계엄 대비 매뉴얼을 만드세요. "

" 예? 계엄령이요? "


이재명 당대표(이하 경칭 생략)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분명 ‘계엄령’이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사어가 된 그 단어, 외신이나 영화를 통해 남미나 아프리카의 사건이 전해질 때 겨우 들어볼 수 있는 단어, 바로 그것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21세기에 계엄령이라니, 현실성이 없어 보였으나 당 대표의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민주당 의원의 전언이다.

" 이 대표는 테러 직후 바로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으니 당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당 내부에서 긴급 매뉴얼 작업이 진행됐죠. "

이후 이재명과 민주당은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계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여러 번 경고했다. 그러면서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차라리 외계인 침공을 경고하라’며 그를 비웃는 이들이 속출했다.




이재명 예측 현실화하다...비상계엄의 그 밤



그러나 그 해가 가기 전에 이재명의 예측은 현실이 됐다. 12월 3일 민주당이 그토록 재빨리 움직여서 비상계엄 해제를 끌어낸 배경에는 이재명의 지시로 만들어둔 매뉴얼이 있었다. 민주당은 매뉴얼에 따라 계엄군의 국회 장악을 저지하고, 계엄령의 법률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반박하면서 그걸 해제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이재명은 부인 김혜경 여사가 운전하는 차에 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며 시민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그에 호응해 여의도로 모인 시민들은 장갑차를 몸으로 막아내며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

비상계엄이 발동된 2024년 12월 3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량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비상계엄이 발동된 2024년 12월 3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량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재명의 직관과 결단에 따라 계엄이 순식간에 끝난 탓에, 처음에 시민들은 공포를 느끼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만취 상태에서 계엄을 선포한 게 아니냐”며 조롱했다. 하지만 뒤이어 보도되는 뉴스를 통해 계엄이 얼마나 치밀하고 비열하며 잔인하게 계획됐는지 알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이 쌓은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

윤석열의 계엄 선포에 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렇게 절규했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사전 대비가 없었다면 실제로 한국은 다시 70년대 유신 시대로 퇴행했을 수도 있다. 그해 1월 이재명에 대한 테러 직후 열린 그 회의에 참석했던 민주당 당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계엄령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이 대표의 판단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대응할 준비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위기의식이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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