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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떠난 머스크, 벌써 트럼프와 거리두나? "실망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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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떠난 머스크, 벌써 트럼프와 거리두나?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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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의 새 예산안에 "실망했다"
적자 줄이려 구조조정 했지만 트럼프의 지출 확대에 실망
"트럼프 정부의 행동 전부에 책임 나누고 싶지 않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벌써 '머스크 지우기' 의혹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에게 건넬 고별 선물을 들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에게 건넬 고별 선물을 들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공식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헤어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정부의 새 예산안에 실망했다며 자신의 성과가 망가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역시 간부 임용에서 머스크가 지지했던 인물을 배제하면서 머스크의 흔적을 지운다는 의혹을 샀다.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 상하원에서 과반을 점한 공화당은 지난달 22일 하원에서 ‘메가 법안’으로 불리는 예산조정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오는 7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해당 법안에는 대규모 감세와 더불어 각종 사회기반시설 관련 지출 확대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현지 비영리 싱크탱크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메가 법안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미국 정부의 부채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97.8%에서 2034년에 125%까지 오른다고 내다봤다.

지난 1월부터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올라 재정 적자 해소 및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했던 머스크는 1일 인터뷰에서 “나는 솔직히 대규모 지출 법안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법안이 “DOGE가 이룬 성과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나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라며 “나는 현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머스크는 “지금 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DOGE는 모든 것에 대한 희샹양이 됐다”면서 “만약 어딘가에서 실제 삭감이나 상상 속의 삭감이 언급된다면 모두가 DOGE를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특별 공무원’ 신분으로 DOGE 수장에 올랐던 머스크는 대대적인 정부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는 약 7만5000명의 공무원들을 해고하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했으며 175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머스크가 DOGE 출범 전 약속한 절감액(1조 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금액이다.

미국 법률상 특별 공무원은 1년에 최대 130일만 정부에서 근무할 수 있다. 머스크는 임기가 만료되자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고별식을 열고 DOGE 수장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정부의 2인자로 떠올랐던 머스크는 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많은 정부 공무원 및 야당과 충돌했으며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갈등을 빚었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정부의 각료들이 벌써 ‘머스크 지우기’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백악관의 리즈 휴스턴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재러드 아이작먼의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 지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이작먼은 미국 전자 결제 기업 시프트4의 창업자 겸 CEO로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투자자인 동시에 머스크의 측근으로 유명하다. 백악관은 아이작먼이 이미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고, 인준 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별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지명을 철회했다. 미국 언론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가 이번 철회에 실망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투자자이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으로 유명한 재러드 아이작먼 시프트4 CEO.AFP연합뉴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투자자이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으로 유명한 재러드 아이작먼 시프트4 CEO.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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