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통신 |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 여자 육상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우승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트랜스젠더 선수 참여가 허용되고 우승까지 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트랜스젠더인 에르난데스가 여자 높이뛰기와 3단뛰기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멀리뛰기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한 번의 실패 없이 1.7m 높이뛰기를 성공했다. 공동우승을 차지한 2명의 여학생들은 실패를 거쳐 이 높이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3명은 공동으로 1위 시상대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는 각자의 성 정체성에 따라 경기에 출전하도록 정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비판이 커지자 규정을 일부 손 봤다. 에르난데스가 출전한 종목에 더 많은 여학생들이 참가하고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에르난데스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에 앞서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에 반해온 이들은 분홍색 팔찌를 차고 '여성 스포츠를 지켜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또한 예선전에서는 '여성 스포츠에 남성 선수는 없다'는 현수막을 내건 항공기가 경기장을 한 시간 넘게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주가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결국 출전에 우승까지 하면서 미국 법무부는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에는 남성과 여성, 두 성별만 있다"며 "두 가지 성별만 인정하는 것이 미국 행정부의 공식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AP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7명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원의 경우 10명 중 9명이, 민주당원의 경우 절반 정도가 이 같이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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