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뮌헨(독일), 이성필 기자] "힘들어요."
한국 축구의 전설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끌로드 마케렐레, 로베르 피레, 카푸 등과 축구가 아닌 풋살을 했어도 마찬가지다.
1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올림피아 파크, 이날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의 2024-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앞두고 축제가 크게 열렸다.
올림피아 파크는 UCL 후원사들이 대거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하는 장소다. 음료 기업인 게토레이도 여기에 동참했다. 전세계 8개국에서 선발된 축구 유망주들이 풋살로 자웅을 겨뤘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스포츠마케팅 기업 ㈜HNS가 주최하고 게토레이가 메인 후원사로 국내 대회를 성황리에 열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우승해 UCL 결승 무대에서 세계 선수들과 싸웠지만, 엄청난 수준차에 좌절했다.
올해는 국내 대회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라이언킹' 이동국이 직접 팀을 꾸린 '이동국FC'가 대회에 출전했다. 예선부터 강력하게 휩쓸었고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학생 운동 선수들이라 열의가 더 대단했다.
놀랍게도 이들은 조별 예선에서 독일을 10-0으로 대파했고 남미의 강호 칠레에도 3-1로 이긴 뒤 콜롬비아와 2-2로 비겼다.
조 1위로 본선에 올랐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브라질과의 겨루기가 유력했다. 우승팀만 이날 풋볼 아레나(알리안츠 아레나) 열렸던 UCL 결승전 현장 관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캐나다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결승의 꿈은 무너졌다. 분하고 열이 받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토레이가 새겨졌지만, 태극기가 선명하게 박힌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대표하기에는 충분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던 최민준(포항제철고)이 4경기 8골로 괴력을 과시하는 등 전체적인 수준이 높았다.
대회를 경험한 미드필더 한승민(영생고)은 전북 현대 유스 출신이다. 전북에서도 기대가 큰 수비형 미드필더다. 전북 관계자는 "리틀 신형민이라고 보면 된다.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한다"라며 큰 경험을 쌓고 오기를 바랐다.
전북은 유소년 교류로 네덜란드 등 유럽을 오간 경험이 있다. 한승민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UCL 결승 무대의 이벤트 대회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는 "재미가 있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며 웃었다.
대화 중에도 경기가 진행 중이던 전북 현대-울산 HD전 상황을 확인하던 한승민이다. 이겼다는 소식에 잔잔하게 좋아했던 한승민은 동료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뮌헨 중심가인 마리엔 광장으로 향했다. 이후 선수들은 우승팀 브라질을 뺀 나머지 국가 선수들과 함께 게토레이 글로벌이 마련한 장소에서 PSG가 인테르를 5-0으로 이기며 처음 정상에 오르는 놀라운 광경을 확인했다.
한편, 이동국은 레전드 매치를 집중해 뛰었다. 시작 전 취재진을 보고 "잘 뛸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라며 엄살을 피웠다. 햇살이 따사로워 힘들 것 같았지만, 힘이 닿는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아들 대박이(이시안) 등 가족들이 응원했고 시차 적응의 어려움(?) 중에도 최선을 다해 뛰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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