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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역사단체 ‘리박스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리박스쿨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극우 성향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이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벌인 의혹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더욱이 이 단체가 방과후 프로그램인 ‘늘봄학교’를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왜곡된 극우 역사관을 심도록 한 의혹까지 더해져 놀라움을 더한다. ‘댓글 공작’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늘봄학교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교육부 조사를 통한 책임 있는 조처가 나와야 할 것이다.
탐사전문 매체인 뉴스타파는 잠입 취재를 통해 리박스쿨이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자격증 발급을 미끼로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 공작팀을 조직적으로 모집·운영했다는 사실을 5월30일 보도했다. 이들은 네이버에 게시되는 최신 뉴스에 신속하게 댓글을 달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칭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원색적으로 비난하도록 했다. ‘댓글 여론’ 선점을 시도한 것이다. 또 리박스쿨은 학부모 단체로 위장해 5월27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 아들이나 유시민 작가의 부정적 이슈를 덮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 “주체나 방법과 내용에 크게 문제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급하게 방어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나, 먼저 불법적인 댓글 공작을 일삼은 극우단체와의 연관성을 제대로 밝히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바른길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은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댓글 공작’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교육의 본질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늘봄학교 강사직을 미끼로 댓글팀을 운영한 행위도 참으로 용서하기 힘들지만, 이들 중 일부가 학교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보여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리박스쿨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앙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 폭동으로 왜곡하는 역사관을 지닌 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 중 하나인 늘봄학교 자격증은 교육부가 민간 사단법인에 발급 권한을 위탁한다. 극우단체가 어떻게 늘봄학교 프로그램과 연결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학교 현장에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또 경찰은 여론 조작과 선거 개입, 그리고 국민의힘과의 연관성 등을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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