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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예능, 우승 안 해도 주목받는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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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예능, 우승 안 해도 주목받는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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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예능 1위보다 더 빛나는 출연자들
에드워드 리·덱스·이세돌 등 인간적 호감 끈 이들 주목


서바이벌 최종 우승자만 기억되는 시대는 갔다. 시청자들은 우승자가 아니어도 서사와 게임 플레이, 그리고 서바이벌 세계관에 깊게 몰입한 태도에 열광한다. 에드워드 리, 덱스, 이세돌 SNS

서바이벌 최종 우승자만 기억되는 시대는 갔다. 시청자들은 우승자가 아니어도 서사와 게임 플레이, 그리고 서바이벌 세계관에 깊게 몰입한 태도에 열광한다. 에드워드 리, 덱스, 이세돌 SNS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자만 기억되는 시대는 갔다. 시청자들은 반드시 우승자가 아니어도 서사와 게임 플레이, 그리고 서바이벌 세계관에 깊게 몰입한 태도에 열광한다.

최근 서바이벌 예능들의 공통점은 우승자만 각광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의 에드워드 리, '데블스 플랜2'의 이세돌 등 우승하지 않았음에도 그만한 명예와 화제성을 견인한 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때론 오히려 우승자보다 더 주목받으면서 진정한 우승자로 거듭나기도 한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인기에 힘입어 여러 스타를 배출했다. 에드워드 리를 비롯해 안유성 최강록 정지선 박은영 등이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에드워드 리는 '흑백요리사' 이후 '유 퀴즈 온 더 블럭' '톡파원 25시'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여기에 자신의 이름을 건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쿡'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또 등장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은 덱스 또한 2021년 MBC '피의 게임' 시즌1로 방송에 처음 입문했다. 특히 덱스는 '피의 게임' 시즌1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솔로지옥2' '좀비버스' 시리즈, '피의 게임2', MBC '태어나보니 세계일주' 등으로 영역을 넓혔으니 진정한 '피의 게임' 우승자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종영한 '데블스플랜2'에서도 비슷하게 이세돌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AI 알파고를 꺾은 바둑기사 출신 이세돌은 '데블스플랜2' 출연을 결정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공개된 회차들에서 이세돌은 여전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게임에 대한 진심을 내비쳤다. 비록 중도탈락하긴 했으나 이세돌은 데스매치 등 여러 명장면을 남기며 우승 후보다운 의연함을 보였다. 여기에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정하고 상냥한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데블스플랜2' 속 또 다른 에이스로 남았다.

높아진 시청자들 안목, 단순히 경쟁만 주목하지 않아


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의 우승자인 오킹은 물의를 빚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당시 오킹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구독자들에게 미안해서 눈물을 흘렸던 유튜버 이사배다. 또 올해 종영한 '피의 게임3'에서 충주맨이나 허성범이 비상한 두뇌회전으로 배신과 연합을 반복하는 모습 등을 보이면서 서바이벌의 보는 재미를 높였던 터다.


많은 서바이벌 예능들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안목도 높아졌다. 다양한 포맷과 콘셉트, 출연자들이 등장하면서 룰과 세계관도 더 까다로워졌다. 이에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시청자들은 게임 실력보다는 서사와 진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게임을 잘하는 플레이어보다는 진정성으로 임하는 플레이어가 더욱 매력적이라고 느낀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예능 작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위너'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출연자들이 자극적이더라도 조금 더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덜 자극적이더라도 인간적인 매력을 갖고 있고 캐릭터 자체로 흥미를 자아내는 인물을 더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 미팅을 하다 보면 우승에 대한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낸 출연자들보다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게 된다. 특히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경쟁과 암투가 없을 순 없다. 이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호감을 주는 인물들이 종영 후에도 '롱런'을 하는 편"이라고 짚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