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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 IT에서도 BTS 나올 때 됐다"…풀스택AI로 글로벌 정조준

이데일리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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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 IT에서도 BTS 나올 때 됐다"…풀스택AI로 글로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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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인터뷰
일본 초고령 사회 공략… ‘케어콜’로 사회적 AI 시장 개척
사우디·태국·유럽… AI 풀스택 수출 전선 확대
‘이네이블러’ 전략으로 소버린 AI 시장 선점
‘월드 베스트 LLM’ 도전할 것
산업·교육 AI로 밸류체인 강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풀스택 AI 역량을 갖춘 곳은 한국뿐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AI 모델 개발, 애플리케이션 구현까지 수직적으로 통합된 역량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입니다.” 김유원(54)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풀스택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수직 통합형 글로벌 전략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러한 AI 풀스택(Full-Stack)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풀스택이란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전 과정을 포괄하는 역량이다. 김 대표는 “이제 한국 IT 산업도 (한국 1위였던) 서태지가 아니라 글로벌로 가는 BTS나 블랙핑크가 나올 때가 됐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글로벌 AI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자신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일본 ‘케어콜’ 서비스로 사회적 AI 시장 개척


주목할 만한 행보는 일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과 기업용 협업툴 ‘라인웍스(LINE WORKS)’를 서비스해 왔는데, 최근 사회적 AI 시장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유원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전화 상담 서비스 ‘케어콜(Care Call)’을 준비 중”이라며 “사회적 돌봄 공백을 메우는 서비스로, 일본 시장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어콜 서비스는 일본 사회문제 해결형 AI 서비스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영 주택공사(NHC)와 협력해 중동 지역 첫 사업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사우디에서는 디지털 트윈과 지도 서비스 협업으로 출발해 AI·클라우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도 진행 중이며, 장기적으로 AI 인프라 파트너로서 현지 시장에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발맞춘 것으로 중동 시장에서 AI 풀스택 인프라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시암 AI 클라우드(SIAM AI CLOUD)와 협력해 태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과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태국에서는 엔비디아 GPU 기반 AI 생산 역량을 지원하며 현지 AI 생태계 구축을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EU) 시장에서도 AI와 데이터 주권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현지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네이블러’ 전략을 통한 소버린 AI 시장 차별화

김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지 시장을 잠식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지 파트너들이 자국 내 AI·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이네이블러(Enabler)’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버린 AI(자주적 AI)’에 대한 수요가 높은 동남아시아 및 중동 시장에서 종속성 없는 현지화된 AI 인프라를 원하는 파트너들이 네이버클라우드를 선택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NAVER(035420))이사회 의장은 동남아 소버린 AI 확산과 관련, 젠슨황 엔비디아 대표이사(CEO)를 최근 만나기도 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진출은 한국 AI 솔루션들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저희가 사우디 진출 시 수자원공사, LX공사 등과 공동 개발한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함께 가져갔는데, 두 기관의 사장님들도 사우디 현지까지 오셔서 매우 고마워하셨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공공기관과 함께 개발한 AI솔루션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LLM 및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 구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부터) ,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라따나폰 웡나파찬트 시암 AI 클라우드 대표, 레이몬드 테(Raymond Teh) 엔비디아 APAC 총괄 대표, 회이 데이비스(Hue Davis) 엔비디아 APAC NCP 총괄.

네이버클라우드가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LLM 및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 구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부터) ,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라따나폰 웡나파찬트 시암 AI 클라우드 대표, 레이몬드 테(Raymond Teh) 엔비디아 APAC 총괄 대표, 회이 데이비스(Hue Davis) 엔비디아 APAC NCP 총괄.


네이버 이노베이션 설립 계약 체결식에서 채선주 네이버 전략사업대표((왼쪽 뒤부터 시계방향대로),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라이얀 알아킬 NHC이노베이션,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글로벌 DX&이노베이션 전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이버 이노베이션 설립 계약 체결식에서 채선주 네이버 전략사업대표((왼쪽 뒤부터 시계방향대로),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라이얀 알아킬 NHC이노베이션,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글로벌 DX&이노베이션 전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공공 시장서 50% 점유… “기술 선투자·신뢰 확보 전략”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공공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에서 약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을 획득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기업 중 약 68%가 네이버클라우드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술 역량은 국내 최대 규모의 네이버 자체 전산실 운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또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 완성도와 장기적 신뢰 구축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해온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도 있다. 2022년 10월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주요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이 대규모 장애를 겪었지만 네이버 서비스는 정상 운영을 유지했다. 김 대표는 “당시 저희는 BTS 공연 생중계를 진행 중이었는데, 내부적으로는 긴장했지만 큰 문제 없이 정상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 기술 기반과 인프라의 차별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기억했다.

김유원 네이버 클라우드 대표

김유원 네이버 클라우드 대표


‘월드 베스트 LLM’ 도전할 것… 산업·교육 AI 분야 관심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하이퍼클로바X 시드(HyperCLOVA X Seed)’ 3종(3B, 1.5B, 0.5B)을 글로벌 AI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한 뒤, 한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하이퍼클로바엑스 시드는 기업들이 바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크기로 공개한 것”이라며 “한국 AI 생태계 강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월드 베스트 LLM(한국형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 프로젝트 참여도 초기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다”며 “국내 GPU 인프라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인프라 제공자로서 한국 AI 생태계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김 대표의 전략적 관심은 산업 특화 AI(버티컬 AI) 및 교육 AI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그는 “MS나 구글과 정면 승부만 할 필요는 없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철강·의료 등 산업 특화 AI 분야에서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러한 영역에서 플랫폼 사업자 및 파트너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 AI 튜터 등은 이미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으며, 한국이 선도적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교육 AI는 정부의 리더십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글로벌 AI 시장은 현재 인프라 구축 경쟁 단계지만, 2~3년 내에는 기술·서비스 경쟁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며 “지금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밸류체인에서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할 골든타임”이라고 진단했다. “물반 고기반이다. 지금 치고 나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차세대 전략으로는 로봇 생태계(피지컬 AI)에 대한 고민이 깊다. 김 대표는 “로봇 에코시스템에 대해 관점을 가지고 검토 중”이라며 “로봇을 직접 제조할지, 또는 사우디 등에서 로봇 계약을 통해 서비스 확장 모델을 구축할지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원 대표는 1971년생으로 서울대 통계학 학사를 거쳐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해 데이터정보센터장과 데이터총괄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 네이버클라우드 단독 대표로 한국 AI 산업의 글로벌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