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윤욱재 기자] "타율을 보니까 '이러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KT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5)는 KBO 리그 외국인선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KT와 처음 인연을 맺은 로하스는 2018년 43홈런을 폭발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타자로 우뚝 섰고 2020년에는 타율 .349 47홈런 135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면서 MVP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로하스는 지난 해 KT로 돌아왔고 타율 .329 32홈런 112타점을 기록하면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런데 올해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로하스가 4월 15일 광주 KIA전을 마칠 때만 해도 시즌 타율은 .197에 불과했다. 5월 들어서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5월 18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로하스는 시즌 타율이 .235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로하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노릇이었다. 그가 '특타'를 자청한 이유다.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최상위급 레벨의 외국인타자가 특타를 요청하다니. 그가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어느 날 로하스는 자신의 타율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2주 전부터 경기 후 특타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라는 로하스는 "2할대 타율을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신의 타율 때문에 충격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놨다.
그렇다면 특타는 효험이 있었을까. 분명 로하스의 방망이는 살아나고 있다. 로하스는 5월 21일 수원 KIA전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을 몰아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5월 29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을 폭발했고 5월 31일 수원 KIA전에서는 결정적인 솔로포를 비롯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 KT의 3연승 질주를 이끌었다.
마침 이날 KT는 로하스의 아들에게 시타를,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아들에게 시구를 맡기면서 이들 가족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었다.
"가족이 야구장에 자주 오지만 이렇게 큰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나와 가족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로하스는 "아들이 시타를 할 때 나는 외야 수비를 나가야해서 함께 못 있던 점은 아쉬웠지만 이런 날일 수록 더더욱 가족들 앞에서 홈런을 치고 싶었다. 홈런을 쳐서 두 배로 기뻤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KBO 리그 통산 172홈런을 기록한 로하스는 이제 리그의 새 역사를 향해 전진한다. 바로 역대 외국인타자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외국인타자는 타이론 우즈였다. 우즈는 1998~2002년 OB와 두산에서 활약하며 통산 174홈런을 기록했다. 이제 로하스는 20여년이 넘어도 깨지지 않던 대기록의 새로운 주인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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