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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NOW]경기 전부터 몸 풀지 않았던 이강인, 애초에 출전 계획에 없었나…그나마 우승 '해피앤딩'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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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NOW]경기 전부터 몸 풀지 않았던 이강인, 애초에 출전 계획에 없었나…그나마 우승 '해피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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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뮌헨(독일), 이성필 기자] '산소 탱크'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은퇴)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을 밟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우승 복을 타고난 모양이다.

이강인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풋볼 아레나(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UCL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의 결승전에서 벤치 대기 명단에 있었지만,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경기 전 교체 명단에 있었지만, 아예 몸을 풀지 않았던 이강인이다. 경기 전날 열띤 훈련을 했던 것과는 다소 배치되는 부분이다. 통상 선발진과 교체 요원들이 따로 나눠 몸을 푸는 것이 익숙한 장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의아함이 가득했다.

현장에서 이강인이 몸을 풀고 있는지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다. 경기 시작 후 이강인이 벤치에 있었고 그나마 뛸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확인됐다.

동료들의 골이 연이어 터진 뒤에는 벤치 앞에서 환호하거나 터치라인을 뛰어나와 함께 영겨 붙으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이강인은 끝까지 몸을 풀지 않았다.

전반 12분 아쉬라프 하키미, 20분 데지레 두에의 골이 터진 뒤에도 터치라인에는 이강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18분 두에가 멀티골을 완성하자 일제히 달려 나갔다. 무리에는 있었고 다시 벤치로 돌아왔지만, 몸을 푸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3-0으로 앞선 21분, PSG의 첫 교체는 두에였다. 포지션 경쟁자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심판 대기석에 있다가 첫 교체 출전 기회를 얻었다. 바르콜라 역시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나폴리에서 영입된 뒤 출전 시간 불균형이 이적을 고민하는 대표적인 자원 중 한 명이다.





놀랍게도 28분 흐비차가 앞선 극악의 결정력을 지우고 골을 터뜨리면서 4-0이 됐고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강인은 등장하지 않았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두 번째 선택은 왼쪽 측면 수비 누누 멘데스를 빼고 뤼카 에르난데스를 넣었다.


남은 교체 기회는 한 번에 3명이었다. 39분 흐비차, 파비안 루이스, 후벵 네베스가 빠지고 곤살루 하무스, 세니 마율루, 워렌 자이레 에메리였다. 이들 모두 터치라인에서 몸을 일찌감치 풀고 있었다. 마율루는 프랑스 연령별 대표팀에서 성장 중인 자원이다. 41분 바르콜라의 패스를 받아 마무리 골을 완성하며 PSG의 첫 우승을 시원하게 맞이했다.

이강인은 리그 페이즈부터 16강 플레이오프 브레스트(프랑스)전을 통해 16강에 오르는 순간까지 분명 고생에 고생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리버풀과의 16강부터 벤치로 확실하게 밀렸고 A대표팀에 차출, 오만전에서 얻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8강 애스턴 빌라전 벤치 대기, 4강 아스널전도 냉엄한 벤치 신세였다.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인 결승전, 이강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몸을 풀지 않았다. 부상이라고 하기에는 골 세리머닝에서 너무 열심히 뛰어갔다. 2028년 6월까지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지만, 엔리케 감독의 철저한 외면은 현재 PSG에서 이강인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 90분이었다.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진 이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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