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언더 더 브릿지'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8부작 | 19세 이상
14세 소녀 리나(브리티카 굽타)는 외톨이다. 그는 캐나다 작은 도시 사니치에 거주하는 인도계다.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리나의 눈에 위탁시설에 사는 불량 소녀들이 들어온다.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거침없이 살며 자신들만의 우정을 다지는 듯한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매사 엄격한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도 하다. 불량 소녀들은 리나를 받아들일 듯하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나의 간절함은 그들에게 놀이도구나 마찬가지라서다. 어느 날 리나는 실종되고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불량 소녀들이 용의자로 떠오른다. 여자 경찰 캠(릴리 글래드스턴)이 수사를 맡는다. 미국 뉴욕에서 막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 리베카(라일리 코프)가 사건에 관심을 둔다. 새 책 소재를 찾던 그에게는 흥미로운 사건이라서다.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젊은 작가 리베카는 미국 뉴욕에서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0대 소녀의 죽음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8부작 | 19세 이상
14세 소녀 리나(브리티카 굽타)는 외톨이다. 그는 캐나다 작은 도시 사니치에 거주하는 인도계다.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리나의 눈에 위탁시설에 사는 불량 소녀들이 들어온다.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거침없이 살며 자신들만의 우정을 다지는 듯한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매사 엄격한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도 하다. 불량 소녀들은 리나를 받아들일 듯하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나의 간절함은 그들에게 놀이도구나 마찬가지라서다. 어느 날 리나는 실종되고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①누가 왜 소녀를 죽였을까
불량 소녀들이 용의자로 떠오른다. 여자 경찰 캠(릴리 글래드스턴)이 수사를 맡는다. 미국 뉴욕에서 막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 리베카(라일리 코프)가 사건에 관심을 둔다. 새 책 소재를 찾던 그에게는 흥미로운 사건이라서다.
불량 소녀들의 리더는 조세핀(클로이 기드리)이다. 그는 주변 또래들을 모아 ‘크립스 마피아 카르텔’이라는 불량 조직을 만든다. 조세핀은 리나가 자기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또래들을 동원해 리나에게 집단 폭력을 가한다. 조세핀이 유력 용의자인 이유다. 하지만 캠은 조세핀의 알리바이가 성립된다는 걸 확인하고 절망한다.
②소녀가 불량 집단에 끼고 싶던 이유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인 캠은 인도계 소녀 리나의 실종과 죽음에 관심을 갖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리나의 부모가 수상하기도 하다. 리나의 아버지 만지트(에즈라 파로크 칸)는 최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혹시 만지트가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건 아닐까.
드라마는 살인범 찾기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리나는 왜 불량 소녀들과 어울리고 싶었을까에도 초점을 둔다. 아버지 만지트는 캐나다 여행을 왔다가 리나의 어머니 수만(아치 판자비)과 결혼했다. 종교와 신분을 뛰어넘은 결합이었다. 둘에게 소도시 사니치는 새 삶이라는 꿈을 펼칠 공간이었다. 리나가 숨지면서 그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됐다.
무엇이 리나를 외톨이로 만들었을까. 조세핀과 또래들은 왜 리나를 친구로 받아들이지 않은 걸까. 리나가 이민자라서다.
③작은 도시에 스며 있는 인종차별
사니치는 겉보기에 평화로운 곳이다. 사람들은 차별과 혐오를 드러내지 않는다. 리나를 괴롭힌 건 마음속 인종주의다. 경찰들은 원래 리나의 실종을 단순 가출로 봤다. 캠만이 심상치 않게 여겼다. 그가 아메리칸 원주민 혈통이라 좀 더 민감하게 사건을 바라본 거 아닐까. 만지트의 체포 역시 인종주의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
드라마는 이해와 포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으로 리나를 품었다면, 불량 소녀들을 위탁시설이라는 제도에만 맡기지 않았다면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리베카가 리나의 고립감과 일탈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픈 가정사 때문이다. 의미 있는 설정이다.
뷰+포인트
같은 이름의 논픽션(2005)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논픽션은 1997년 캐나다에서 벌어진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극중 화자로 등장하는 리베카 고프리(1967~2022)가 저자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 형식이 기본 틀을 이루나 이민자들의 순탄치 않은 삶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잔혹한 10대들의 행태를 섬세한 심리 묘사로 표현해 낸다. 릴리 글래드스턴의 연기는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그는 ’플라워 킬링 문’(2023)으로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로튼토마토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7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