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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캄피나스의 한 매장에서 판매 중인 리본돌이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다. /사진=/AP=뉴시스 |
브라질에서 실제 아기처럼 정교하게 제작된 인형인 '리본돌'(Reborn doll)을 활용한 SNS(소셜미디어) 콘텐츠가 화제다.
3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리본돌을 활용한 출산 시뮬레이션, 쇼핑몰 외출 등 상황극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리본돌은 장인이 수작업으로 피부와 혈관, 머리카락, 체온, 무게감까지 실제 아기와 흡사하게 만든 인형이다. 가격은 700헤알(한화 약 17만원)부터 최대 1만헤알(약 242만원)까지 다양하다. 현지 판매자는 온라인 주문과 매장 방문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는 '리본돌 제작사의 날'을 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현재 에두아르두 파이스 시장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리본돌을 실제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보는 행동을 금지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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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인플루언서 야스민 베커가 게재한 인형과 병원에 가는 영상. /사진=야스민 베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논란은 브라질 인플루언서 야스민 베커가 자신의 리본돌 '벤토'를 병원에 데려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퍼진 이후 촉발됐다.
영상에서 야스민은 인형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마치 실제로 아이가 병원에 가는 것처럼 기저귀, 우유병, 담요 등을 가방에 챙긴다. 그는 병원에서 인형을 체중계에 올리고 침대에 눕히는 장면도 담았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840만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으나, 콘텐츠를 위해 공공 의료 시스템을 부적절하게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해당 영상을 화제의 영상으로 소개하는 현지 방송도 있었다.
리본돌로 영상을 만드는 현지 인플루언서 중에는 AI를 활용해 실제 인형이 울거나 분유를 먹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하기도 했다.
리본돌의 인기에 한 현지 정치인이 '리본돌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실제로 의료 기관이 이러한 인형을 진료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리본돌은 육아 연습이나 상실 극복을 위한 치료 목적을 위해 제작됐다.
일부 시민들은 논란의 원인이 리본돌 자체가 아닌, 과도한 관심을 끌기 위한 인플루언서들의 행동에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리본돌 수집가라고 밝힌 한 현지 시민은 "문제가 있다면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과장된 연출이지, 리본돌을 아끼는 전체 커뮤니티를 탓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리본돌은 내게 감정적인 위안을 준다"며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리본돌과 함께 공원도 가고 쇼핑몰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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