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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스위스의 블라텐에서 알프스 산맥 빙하의 붕괴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와 바위가 쏟아지는 모습이 보인다./AFPBBNews=뉴스1 |
스위스 남부 블라텐에서 알프스산맥 빙하가 녹으면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났다.
30일 AP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발레주 블라텐 마을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파손되고 빙하가 녹아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마을의 90% 이상이 흙더미로 뒤덮이고 주민 1명이 실종됐다.
스위스 정부는 최근 블라텐 마을 인근 빙하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며 마을 주민 300명과 가축을 대피시켰다. 알프스산맥이 있는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전체 빙하 면적의 4%가 사라졌다. 이는 2022년 6%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산사태가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동반됐다.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대를 뒤덮었다. 산사태 경보 시스템 덕분에 정부가 지난 19일 블라텐 마을 주민 약 300명과 모든 가축을 미리 대피시켜 큰 피해는 없었다. 이 사고로 1명이 실종되고 마을 내 주택 대부분은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간저 발레주 주의원은 "처음 발생한 산사태만 해도 이미 엄청난 규모였다"며 "언뜻 보기에도 마을의 90%가 토사에 덮였다"고 말했다.
스위스 정부는 블라텐 주민들이 마을로 돌아갈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인근 지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린 켈러-수터 스위스 대통령도 X(옛 트위터)에 "자신의 집을 잃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블라텐 주민들을 위로했다.
전문가들은 알프스 산간마을의 산사태 위험을 경고해왔다. 알프스 빙하가 기후 변화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고 고산지대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점차 불안정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7년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스위스 동남부 본도 마을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산사태로 8명이 숨지고 주택들이 대거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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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 시간) 스위스 발레주 키펠 마을 너머로 대규모 산사태 잔해가 보이고 있다. 28일 블라텐 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암석 등이 빙하와 함께 쏟아져 내려 블라텐 마을의 90%가 매몰되고 1명이 실종됐다. 주민들은 산사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지난 19일 미리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AP=뉴시스 |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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